그게 되게 슬프면서도 기분 더러운 거더라고요. 아예 그 세계에 발조차 담그지 않고 살면 모를까, 바로 옆에서 재미나게 깔깔 거리고 웃는 얘기들에 공감하지 못하고, 표면적으로는 그 그룹에, 공간에 끼어있으나, 내면적으로는 어쩔 수 없이 이방인임을 계속해서 체감하면서 그럼에도 겉으로 그걸 드러내는 순간 그게 더이상 반박할 수도 포장할 수도 없는 현실이 되버릴까 봐 가식적으로 이해하는 척, 어울리는 척 하는 내 모습...
이민자 생활이건 유학 생활이건, 겉만 번지르르 하다고 또 한번 느끼는 순간이예요..
물론 그 모든 걸 긍정적으로 활용해서 더 열심히 악착같이 공부해서 더 많은 성취를 이루어 내는 분들도 봤지만, 아무 그늘 없이 해맑기만한 유학생활 하는 사람 몇이나 될까요.
적어도 도피 유학 입네 겉멋 들었네, 그런 말 들을 만큼, 유학생들이 아무 속 없이 비싼 돈 낭비하는 건 아니예요. 다들 그들만의 짐이 있고, 경험이 있고, 그 모든 게 다른 사람들이 바라보는 만큼 낭만적이지만은 않고, 그걸 이겨내면서 저마다 성장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