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것도 아닙니다. 다만 템플릿 한 번도 본 적 없고 학원도 한 번 안 가본 상태로
실전 라이팅 즉석에서 본 경험 두 번 있는데 두 번 다 굿 뜨긴 했었어요...
요즘 들어 라이팅 오프 관련 호소가 많아지고 있는 것 같아서
평소 제 생각을 조금 알려 드리려고 해요.
최근 라이팅 독립형 오프 뜨시는 분들 답안을
본 결과 공통점이 이런 것 같더라고요.
결론적으론 일방통행식 사고가 문제라고 생각해요.
이 말이 뭐냐면 '문제를 보고 문제 내용에 얼추 맞는 것 같은 내용을 쓴다는 거죠.'
그 문제가 요구하는 구체적이고 특정한 내용을 쓰는 게 아니라.
예를 들어 볼게요.
10월 29일 라이팅 독립형 문제가
'대학교에서 퍼블릭 스피킹 교육을 필수로 해야 하는가?' 뭐 이런 주제였어요.
근데 이 주제에 오프 떴다는 분들 답안 내용 중 하나가
'대학생들 요즘 취직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이 너무 많다. 퍼블릭 스피킹까지 필수로 하면 로딩이 너무 많다.'
이런 내용이더라고요.
이 답안의 문제가 뭘까요?
얼핏 보면 맞는 것 같아요. 저런 요지의 토픽 센텐스를 쓰고서 학생들이 얼마나 바쁜지.
그리고 저 클래스가 학생들의 시간을 얼마나 잡아먹을지 장황하게 서포팅 디테일로 막 쓰면
어? 그럴 수 있겠네.. 정도의 생각은 들 거에요.
근데 이 답안의 결정적 문제는 학생들 할 것 많다. 이런 내용은 꼭 퍼블릭 스피킹이 아니더라도
다른 것에도 얼마든지 해당된다는 데에 있어요.
예를 들어, 한자자격시험을 필수로 해야 한다. 이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도
학생들 바쁘다는 논리는 얼마든지 끼워 맞추면 된다는 거에요.
학생들 바쁜 건 이건 부차적으로 발생하는 문제지 퍼블릭 스피킹 의무화 그 자체에 내재한 본연의 문제는 아니라는 거죠.
또한 이런 경우요. 난 퍼블릭 스피킹 의무화에 찬성한다. 왜냐하면 다방면의 능력을 갖춘 인재를
현대 사회에서는 우대하기 때문에.
이 주장의 경우도 다양한 능력이라는 게 꼭 반드시 퍼블릭 스피킹이어야만 하는 건 아니죠.
그래서 오프 방지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작업은 뭐냐?
문제 -> 답안 방향의 일방통행 사고를
문제 -> 답안, 답안 -> 문제 식의 양방통행 사고로 바꿔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말은 곧 내 답안만 읽어도 문제에서 요구하는 바로 그 내용이 무엇인지 거꾸로
추론할 수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퍼블릭 스피킹 문제로 돌아가서 위 말을 적용해 볼게요.
문) 대학에서 퍼블릭 스피킹을 필수화 해야 하는가?
답안) 해야 한다. 요즘 사회는 다양한 능력을 갖고 있는 인재를 우대하기 때문이다.
이 답안의 경우.. 어느 정도 동의는 되지만 갖추면 좋은 능력이 비단 스피킹 능력만은 아니 잖아요?
제2외국어도 갖추면 좋고, 컴퓨터 활용능력도 갖추면 좋고.. 악기도 다루면 좋고... 갖춰서 안 좋은 능력은 없죠.
이건 퍼블릭 스피킹 능력만이 보장해줄 본연의 이점은 아니에요.
하지만 이런 경우를 볼게요.
문) 대학에서 퍼블릭 스피킹을 필수화 해야 하는가?
답안) 해야 한다. 요즘 대부분의 직장에서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는 능력을 요구하는 추세다.
이 답안의 경우 답안 -> 문제 방향으로 생각해도 얼마든지 '아! 문제가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는 능력의 필요성에 대한
수험자의 생각을 요구하고 있구나!' 라고 문제 요구 사항을 역추론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라이팅 독립형에서 오프 안 뜨는 좋은 답안은 그 답안을 통하여 문제가 무엇이었는지까지
예상이 가능하도록 한 답안이라고 할 수 있겠어요.
하나 더 예를 들면
문) 토론식 수업 vs 교수식 수업?
답) 토론식 수업. 왜냐하면 토론 수업을 하면 친구들과 사귈 기회가 많아지니까.
이 답안은 어떤가요?
답안을 통해 문제가 뭐였을지 추측이 되나요?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친구를 사귀는 것은 꼭 토론 수업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교수식 수업에서도 얼마든지 친구를 사귀자면 사귈 수 있죠.
친구 사귀고 아니고의 여부는 토론식 수업 본연의 장점은 아니에요. 부차적인 것일 뿐이죠.
그럼 이 답안은요?
문) 토론 수업 vs 교수식 수업?
답) 토론 수업. 학생들이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주고 받는 과정에서 서로의 지식을 보완하는
것이 가능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과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을 통하여 상대와 무난히 타협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으며, 전반적인 능동적 사고력을 신장할 수 있다.
이 답안의 경우 읽고 나면 '아! 그래서 문제는 토론하는 방식의 수업에 찬성하냐고 묻고있구나!' 라고 파악할 수 있어요.
두서없이 장황하게 썼는데 결론은 뭐냐면요.
오프 발생률 낮추려면 내 답안을 한 번 읽어보고 이 답안을 통해서 위에 나온 문제에 대한 내용이
반드시 나올 수 있는가를 꼭 검토하라는 거에요.
자꾸 오프 난다고 하시는 분들의 경우 실전에서 개요 작성하는 과정에서
내가 생각해낸 이 근거를 통해 문제의 내용이 무엇인지 역추론 할 수 있는가?
써내려가기 전에 한 번만 잠시 멈추고 이 사항만 신중하게 검토해도
오프 뜨는 가능성은 현저히 줄어들 것이라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