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에 미국가서 3년반동안 학교다니다 졸업 1년반 남기고 찾아온 급 슬럼프..
제 입으로 말하긴 뭐하지만 정말 열심히 했다고 생각하고, 과정이든 결과든 만족하고있었음
하필 3학년 가을쿼터전 여름방학때 3달간 쭉 놀앗던게 화근이었는지 3학년 2학기때 아무것도 손에 안잡힘
계속 이러면 학비,생활비 다 날릴거같아서 쿨하게 휴학신청후 입대 ㄱㄱ(병무청에서 입대신청하자마자 다음날 정은이 핵실험 ㅠㅠ)
입대전까지 군대서 해야될거, 안해야될것들 눈팅 존나게함(디씨 등 모든 커뮤니티사이트를 총동원)
어떤넘이 보병들 걸어서 50~100km 행군할때 자주포병들은 자주포타고 그옆 지나간다고 개소리써논거에 혹해서 포병지원.(이땐 몰랐음 내 인생 최대의 실수가 될줄은..)
내 발로 직접 들온거라고 최면 걸면서 306보충대 - 5사단신교대 - 자대 갈때까지 덤덤하게 잘 끝냄.
자대 도착했는데 이상하게 중대 선임들(당시 위로 67명) 나이들이 다 나보다 어림;; 동갑내기 90년생 2명제외한 나머지 65명이 다 나이가 91,92,93 이럼;;
동생들앞에서 장기자랑하고 xx빨려니깐 처음엔 개얼탐 ㅋㅋㅋ 하지만 2주도 안되서 그냥 넘사벽 선임들이라는걸 뼈저리게 느끼고 적응됨
위병소 통과하면 중대 2개밖에없는 독립 중대라 그런지 부조리가 자비없음. 상꺾이상 되는 선임들 겨울에 정시교대시간보다 5~10분 늦으면 욕 ㅈㄴ 쳐먹고 일과,작업,훈련때 싸대기 맞는것도 종종봄(자대 전입후 3개월도 안되서 싸대기때리는건 완전히 없어지긴했지만..)
아무것도 모른채 자대 전입후 첫 훈련으로 유격을 뜀. 설명이 필요없음. 진짜사나이 나오는거처럼 장애물극복훈련? 이런거 별로 안하고 그냥 얼차려 pt체조만 4박5일동안 존나게 함.
그리고 반쯤 나사풀린 다리로 바로 11시간동안 40km복귀행군 ㅠㅠ 막사 복귀할때 계단을 네 다리로 걸어 올라가는 진풍경을 볼수있음.
유격끝난지 2주도 안지나서 바로 대대전술훈련ㄱㄱ 하필 2013년은 대대장님, 여단장님 이취임식이 계기월식처럼 겹치는 기적같은 해인지라 다들 훈련전 교육 들으며 얼마나 힘들까..하면서 똥줄타고 있었음.
포상 못 모아놔서 훈련 풀로 뛰고 가는 말년병장들 표정이.. 금방이라도 뒷산가서 전투화끈 풀어제낄듯했음
훈련2주차부터 여단본부에서 평가단오는데 대대장님을 평가하는 훈련이라 그런지 완전 올 fm..
155mm자주포병대대인데, 준비태세 발령나면 다른 부대와 마찬가지로 개인짐 싸고, 전투식량, 대검, 제독제 등등 불출하는거에다
플러스 알파로 155mm 대구경탄을 5톤트럭에다 적재해야함
대구경탄 190몇발, 장약(대구경탄 날리는 추진화약)190몇발 +@를 5톤 트럭에 2시간내로 올리는게 평가기준.
대구경탄 무게는 종류별로 다르긴하지만 제일 가벼운게 44kg에, 제일 무거운건 50kg를 상회.
장약은 포탄보단 가벼워도 여전히 무겁긴 무거움.(30kg대)
안그래도 신교대에서 하도 착취당해서 자대도착후 몸무게 60kg도 안됐었는데 내 몸무게의 80%도 넘는 쇳덩이를 나를라하니깐 진짜 자살충동 200%.
겨우 다 끝내고 진빠진채로 훈련장나옴. 분과 선임들 밥 챙기고, 간부들 시다바리하고, 무거운짐이란 짐은 다 들고, 그리고 좀만 걸으면 여기저기서 욕 날아오고 ㅋㅋㅋ
훈련때 병장들 야간근무 스러 텐트나오기 귀찮으니깐 그냥 막내들 불침번 한번 더세우고..(이게 젤 좆같았음)
그렇게 일병도 다 지나가고...여태까지 한거 한번만 더했더니
어느새 전역 d-10 이네요. 오늘부터 말출! 올해 9월 복학이라 정보 찾아볼겸 정말 오랜만에 해커스 와서 끄적여봤어요 ㅎㅎ
글 대충 2~3페이지까지만 봤는데 대부분 보직 어디로 갈지, 육해공 카투사 중 어디로갈지, 등등 고민하시는 글이 대부분이더라구요.
저는 학부,석사 까지 마치고 대체복무를할 계획을 완벽히 짜논 상태에서 중간에 아무생각없이 입대를 해버린지라 저런고민을 많이 하진 않았지만
저라도 병역문제 고민이 많으실듯하여.. 그냥 제 개인적인 생각 몇개만 끄적여보려합니다..
많은 분들이 육군보다 공군이 낫다고하시거나 추천하시는걸 봤습니다.
(물론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공군하면 뭔가 구타도 덜하고 세련된 사람들이 모여있을거같은 이미지?)
또 육군중에서도 행정병, 취사병, 또는 운전병 등등 특정 보직은 다른 보직에 비해 몸도 편하고 남는 시간도 많아서
복학하기전에 공부할 짬이 많이 날것이다라고 생각할수가있는데... 단순히 업무가 힘드냐 쉽냐를 따지는건 좀 힘듭니다.
제 주변 친구와, 군생활 하면서 잦은 파견으로인해 친해진 타부대 병사들과 얘기를 해보면... 이건 정말 복불복입니다.
공군도 그냥 운 좋게 훈련 별로 없고 일과 널널한 부대에 떨어지면 좋게 되는거지만, 사람없는 산 꼭대기 방공포대 이런곳 떨어지면
전역전까지 일만 개같이 하고 나올수도있고 뭐 그런겁니다. (사람없는 부대 가면 정말 ㅈ됩니다)
육군도 운전병이 정말 꿀이라고들 많이 오해받는데, 정말 '어느 부대로 자대배치되느냐'가 관건입니다.
높은 상급지휘관 운전병 되면 뭐 매일 운행나가고 몸은 편할수 있어도 중령이상급 지휘관옆에서 하루종일 있어야한다는 숨막힘도
있구요. 또 사람별로 없고 운전병TO(정원같은 개념) 별로 안나와있는 부대로 떨어지면, 원래 운전만 해야 할 운전병들이
정비병들 임무까지 다해서 카센터직원 수준으로 개작업 매일할수도 있는거구요.(제 동기들이 그럼)
또 자대 배치되면, 저희 여단처럼 사람없는 곳은 신교대에서 받고온 보직 주특기 다 쌩까버리고, 인사과에서 지들 ㅈ대로
주특기번호 변경후 이상한데 배치하기도하고 그럽니다. (때에 따라선 이게 신의한수가 될때도 있긴함, 하지만 드뭄)
그냥 어디로 가야할지 고민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 쏟을필요 없다는 취지로 말씀드렸던거구요.
자대배치후 전역전까지 흔들림없는 모습으로 복학준비 매진 할수있냐 없냐는 솔직히....음..부대 여건도 여건이지만
같이 지내는 사람들(중대 내 선후임)이 어떤지가 가장 큰 것 같습니다.
카투사나 군악대 처럼 사회에서 비슷한 공부를 하다 온(?) 사람들이 모이는 곳은 예외로 칠수 있겠지만,
대한민국 팔도에서 별의 별 사람들이 다 모이는 곳이 군대입니다.
전역 후 성공적으로 복학하려고 쉬는시간마다 공부 열심히 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전역 하기 전까지 운동만 열심히 하는사람도 있고, 그냥 무념무상 tv, 노래방, 사지방 돌면서 시간 떼우는 사람도 있습니다.
아마 살면서 한번도 안 마주쳐봣던 양아치같은 사람도 있을테구요.
이런 환경에서 복학준비를 꾸준히 같이 할수 있는 사람이 몇명 있으면 동기부여가 정말 크게 됩니다.
저도 총원 60명대인 중대에 있었지만, 물 상병때부터 병장때까지 같이 공부한사람은 저 포함 단 3명뿐이었습니다.
그래도 꾸준히 같이 하니 나만 빠지기 뭐하고 그래서 서로 열심히할려고 밤 12시까지 연등하고 그랬구요. 군생활동안
영어,수학 기초 계속 반복하면서 유기화학 원서 1권, 물리원서 1권 뗏네요.
공군이랑 카투사를 선호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육군보다는 딱 정해진 커트라인이 있다보니,
공부하다 온 사람들끼리 모일수 있어서, 위에 말씀드린걸 좀 더 쉽게 이룰수 있기 때문이죠.
카투사 공군 한번에 붙으면 가시는게 좋죠. 근데 떨어졌다고 수개월~1년에 가까운 기간동안 병역 미루고, 또 시험보고
이럴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부대 잘못 걸려서 (몸이) 개고생하긴 했지만 군대와서 참 별의별 친구 다 만났고, 덕분에
좋은 경험 했다고 생각합니다. 고등학교 친구가 평생 간다는 말이 있는데, 저도 군생활 하면서 나중에 한국 올때마다 술한잔 마실
친구,동생, 형같은 간부들.. 좋은 인연 많이 만들고 나온것 같습니다.
그냥 막 쓰다보니 진짜 쓸데없이 긴 글이 되어버렸네요.. 두서도 없고 ㅡㅡ..
글 오랜만에 쓴거니 그냥 재미로 읽어주세요 ㅋㅋㅋ 입대 때문에 고민하시는분들은 심사숙고하셔서 좋은 결정 내리시고,
지금 복무중인 분들은 조금만 더 고생하세요! 뒤돌아 보면 시간 빨리갑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