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정말 바빴는데 간만에 시간이 좀 여유가 나서 술한잔 하고 씁니다. 딸꾹!
거 있지요. 치대 들어오기 전에는 들어가기만 하면 만사가 형통할거 같은데, 들어오고 나면 정말 그때는 기억도 안 납니다. DAT 스코어가 어땠는지, 자소서가 어땠는지, 그런거는 정말 하나도 기억 안나요. 일단 치대에 들어오면 100여명 (+/- 30) 과 함께 동고동락 하면서 앞으로 미래를 걱정을 하고 준비를 합니다. 인터뷰데이때 인터뷰 하는 애들 투어 시켜줄때 걔네들 긴장한 모습 보면서 그때 내 처지가 어땠는지 어렴풋이 기억이 날 뿐이지요.
치대 4년은 정말 바쁩니다. 1학년때는 치대 들어오기 전에 공부해 놓은 밑바닦이 있어서 쉬엄쉬엄 할 수 있는데 2학년 들어오면서 고생스러운 코스들이 좀 생겨납니다. 뭐 스페셜티 하고 싶은 친구들은 치열하게 공부하기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데, 본인같은 경우에는 쉬엄쉬엄 공부하니까 그냥 중간 정도 갑니다. 내가 머리가 나쁘냐구요? 전혀요. 대학원 다닐때도 성적은 좋게 받았습니다. 다만 덴탈스쿨에는 대충 나정도 머리가 되는 애들이 즐비한지라, 정말 열심히 하지 않는 경우에는 GPA로 두각을 못냅니다. 게다가 정말 머리가 좋은데다 성실하기 까지 한 친구들은 공부스케쥴도 다 따라가면서 과외활동도 틈틈히 합니다. 거기다 성격도 모난데 없이 좋아요. 그냥 존경스러울 뿐이지요 ㅎㅎ
덴탈스쿨 오기 전에 느꼈던 거는 왜 4년씩이나 되냐? 하는 거였는데... 막상 와보니까, 제대로 배우고 하려면 4년으로도 부족하지 싶습니다. 제네럴 덴티스트는 사실상 치아, 그리고 head and neck 에 관련한 상당한 부분을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지는건데그렇기에 배워야할 지식이 상당히 많습니다. 1,2 학년 동안 didatic 과정을 통해 선지식을 다 배웠다면 3,4학년에는 그걸 적용하고 실현을 시킬 수 있는 손기술과 테크니컬한 지식을 배워가는 커리큘럼이지요. 계속 환자를 보면서 실습을 해 나간다고 해도 마치고 프렉티스를 하러 나간다고 가정을 하기에도 좀 부족할 정도입니다. 왜냐면 그 정도로 마스터해야 할 것들이 많거든요. 필수기본요소들에 대해 훈련을 끝내는 그런 느낌이랄까요?
3학년 들어와서는 어떤 생각을 드느냐면, 들어오기 전에는 치과의사라 그러면 막연하게 다들 똑같은 일을 하는 직종이라는 생각이었는데 막상 와보니까 어떠한 clientelle 을 가지고, 어떠한 지역에서 일을 하고, 어떤 비지니스 모델을 가지는지 정말 다들 제각각이고, 포화된 마켓에서 자신의 niche 를 구축하려면 남들과는 차별되는 비지니스 모델을 제안하고 그것을 실현할 수 있어야 된다는 것입니다. 그냥 막연하게 치과의사니까 만사오케이겠지... 라고 생각하면 큰 돈을 못법니다. 거기다가 큰 도시에 거주하면서 큰 돈을 벌고 싶다 그러면 사업구상을 잘 해야 되거니와 인맥에다 친화력도 좋아야 됩니다. 이게 어떻게 생각하면 challenging 한 면일수도 있는데 돌려 말하면 확실한 사업구상을 하고 그걸 실현한다면 또 큰 돈을 벌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다 하기 나름이지요. 개인적으로 의대 말고 치대에 온걸 굉장히 좋게 생각하는게 치과의사라면 단순히 의사뿐만이 아니라 비지니스오너로서 semi-entreprenur 적인 성격을 가진다는건데 그런 점에서 굉장히 만족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졸업하기 전까지 남은 시간 동안 계속 고민을 해 보면서 나는 남이 원하는 어떠한 무언가를 충족을 시켜 주면서 돈을 벌까 하는가에 대한 대답을 구해야겠지요.
이 게시판에는 주로 치대에 아직 들어가지 못한 분들이 조언을 구하러 오는 것으로 이해를 합니다. 저도 한때 그런 입장이어서 그 기분을 잘 이해합니다. 화이팅 한마디를 드립니다. 들어가기 전까지는 정말 마음고생도 많이 하지요. 근데 제가 볼때는 들어올 만한 사람들은 늦어도 3,4년 안에는 다 들어오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들어오면 전혀 다른 차원의 고민들이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나의 성향, 내가 하고 싶은 작업들, 내가 살고 싶은 지역, 내가 벌고 싶은 양의 돈, 등등에 따라 어떠한 비지니스를 추구하는것이 좋을까 하며 고민하는 본인을 발견할 거에요. 그 과정이 참 재미있습니다. 사람으로서 태어나서 내가 가진 재능과 노력, 그리고 자본을 걸고 이 세상에서 사업가로서의 자신의 역량을 펼쳐보이고 그에 대한 세상의 반응, 피드백을 받는 다는 것은 위험하지만 또 그만큼 짜릿한 일이거든요. 그래서 졸업이 더 기다려집니다. 그런 의미에서 여러분들께 화이팅을 전합니다. 고생길은 덴탈스쿨 들어간다고 해서 끝나는 것도 아니도 오히려 시작입니다. 하지만 세상에 내 역량을 펼쳐보일 수 있는 단계는 한걸음 한걸음 더 가까워 집니다. 다들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