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구촌특파원 6기 스텔라입니다.
저는 정말 여행을 제외하고는 해외에 나가본 적이 없는, 토종한국인입니다.
고3에 갑자기 한국 교육 시스템에 회의감을 느끼고 수능을 때려치고 영어에 몰두하여 이과에서 문과로까지 전향하며 해외대학에 진학을 했습니다.
뭔가 수능에서 벗어났다는 해방감, 주입식 교육에 더 이상 얽메이지 않아도 된다는 마음에 해외유학에 대한 기대감만 가득한채로 저의 유학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저희 학교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호주 학교이지만 인도 부자가 세운 인도계 대학입니다. 그래서 졸업장은 호주에서 나오지만, 학생의 대다수는 인도인이에요. 그리고 매년 캠퍼스를 옮기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선후배간의 교류가 거의 없습니다.
제가 현재 학교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을 나누고자하는데요, 이게 과연 저희 학교만의 일인지 아니면 다른 해외대학도 마찬가지인지 꼭 알고싶습니다.
1. 관계의 어려움
앞서 말씀드렸다싶이 저희학교는 인도인의 비율이 매우 높습니다. 학교 홍보에서는 50%도 안된다고 했는데 현실은 70%가 인도인입니다. 1학년 초에는 나름 여러 나라의 아이들이 있고, 비율도 엇비슷했는데, 인도인을 제외한 아이들의 절반 정도가 다 자퇴를 했습니다. 저희 학년의 경우 거의 20명 정도의 ‘외국인’이 자퇴를 했고 인도인은 1명만 나갔어요.
저의 성격이 다소 내향적이라 그럴수도 있지만, 저는 도저히 인도애들과는 못 어울리겠더라구요. 노는 문화도 너무 다르고 끼리끼리 문화도 심해서 어울리기 힘들더라구요.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30%는 어느정도 친하긴하지만, 솔직히 국가의 벽이 너무 높아요. 예를 들면, 제가 필리핀 친구와 아무리 친해져도 같은 필리핀끼리의 우정에 절대 낄 수 없다는 겁니다. 언어의 장벽이 생각보다 높더라구요. 그러면 같은 한국인끼리 잘 놀면 되는데, 제 학년은 이상하게 한국인끼리 서로를 경계하고 끼리는 문화입니다. 한국인끼리 놀거면 뭐하러 해외대학 왔냐는 반응이에요. 그래서 뭔가 정말 마음 다 털어놓고 친하게 지낼 수 있는 사람이 없는 것 같아요. 이게 저희학교에서만 일어나는 일인지, 아니면 다른 해외 대학도 마찬가지인지 궁금합니다. 다른 학교들도 한국인들끼리 서로 무시하고 경계하는 분위기인가요…?
2. 학교 수준
사실 이 부분은 저희 학교 수준 자체가 높은 편이 아니기에 어느정도 감수해야하는 것이라고 생각은하지만, 생각보다 너무 낮아서 이렇게 어려움에 넣게 되었습니다. 우선 수업의 수준이 너무 낮아요. 사실 저희 학교 검색해보면 되게 빡세고 학점 따기 힘들다고 나오긴하는데, 상대평가이다보니 학년마다 다른 것도 있고, 제 기준에서는 너무 쉽더라구요. 특히 회계학이나 통계학의 경우 진짜 중고등학교에서 배운 거 복습하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교수진의 수준도 그렇다하지만, 친구들의 수준도 너무 낮은 것 같아요. 이게 친구들이 바보같다는 게 아니라, 인성 수준을 말하는 겁니다. 시험볼때 컨닝은 기본이구요, 답을 보여주지 않으면 오히려 따를 당하는 문화입니다. 그리고 교수님들에 대한 예의나 최소한의 격식같은것도 하나도 없습니다. 평상시 대화할 때 하는 말이나 장난도 진짜 너무 유치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솔직히 인도인이 많아서 그런가 싶기도 한데, 다른 학교들의 상황이 너무 궁금합니다. 저희 학교는 학비가 워낙 비싸서인지 부자인 아이들이 많습니다. 특히 장학금 혜택이 거의 없는 인도인의 경우 진짜 국가에서 손꼽히는 재벌도 있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제 딴에서는 이해해보겠다고, 부자여서 어릴 때 이런 경험이 없었나보다 넘어가려하지만 그래도 도가 지나친 부분이 많습니다.
제가 가장 충격받았던 사건은 인도 친구랑 밥을 먹으러 갔는데, 음식을 시키고 한 입을 먹더니 맛이 없었나봐요. 그릇을 그대로 바닥에 버리는거에요…. 맛 없었으면 친구들한테 나눠주거나 그냥 구석에 두면 될텐데 굳이 바닥에 던지는거 보고 진짜 다시는 그 친구와 못놀겠더라구요.
이게 그냥 문화 차이로 이해하려고 해봐야하는건지, 아니면 이 학교에 온 사람들만 이러는건지 궁금합니다.
3. 학교 지원
학교가 학생들의 말을 잘 반영하지 않습니다. 제가 항의 이메일을 4번이나 보냈을 때는 답장도 안하다가 똑같은 내용을 복붙해서 아빠 메일로 보냈더니 바로 답장이 오더라구요. 정말 누구를 위한 학교인지 모르겠습니다. 또한 학비에 교재비나 기타 학습도구비를 별도로 납부하는데, 2학년인 현재까지 한번도 책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e-book 파일을 받은적은 있는데, 그게 가격이 비싼것도 아니고, 모든 과목도 아니고 여태까지 딱 2번 받았습니다. 또한 동아리 같은 교외활동도 전혀 없습니다. 매년 캠퍼스를 옮기다보니 동아리가 유지되지 않고 매년마다 바뀌게 됩니다. 그래서인지 학교도 동아리에 어떠한 관심도 지원도 해주지 않습니다.
작년에 싱가포르에서는 인턴십을 해도 학교에서 아무런 간섭도 없었는데, 올해는 무조건 보고를 해야한다며 제가 인턴십을 보고 없이 했다는 것에 화를 내시더라구요. 이처럼 매년 옮기는 캠퍼스에 따라 학교 정책이나 규제가 같이 달라지니까 혼란스럽습니다.
이 외에는 학교 자체에 규정이 너무 불명확하거나 불충분하다는 느낌인데요, 예를 들어 기숙사에서 이성의 방에 들어가는 것이 금지라고 했다가, 나중에는 여자는 남자 방에 갈 수 있지만 남자는 안되는거다 이렇게 말 돌리는 경우도 있었구요. 원래 매년마다 해당 국가의 버스카드를 만들어주는데 올해 저희한테는 주지 않았다가 4학기 때 조인한 아이들한테는 만들어주는 등 황당한 일도 많습니다.
이렇게까지가 현재 제가 학교에 가지고 있는 불만과 개인적인 어려움인데요, 사실 더 많이 있지만 제가 학교를 옮기고 싶은 가장 큰 이유 3가지 였습니다. 지금 진짜 진지하게 트랜스퍼를 고민하고 있는데, 그게 가치있는 일인지, 다른 학교에 가도 똑같은 상황이 반복될까봐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실 트랜스퍼가 그냥 학교가 맘에 안든다고 쉽게 옮길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경제적 상황도 고려해야하고, 시간을 날리는 것에 대해서도 고민해야하기 때문에 선뜻 트랜스퍼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친구들한테 물어봤을 때도 의견이 거의 반반으로 나뉘어서 더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댓글로 꼭 많은 조언 부탁드려요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