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뉴질랜드에서 굉장히 종교적인.. 공립 여고 11학년 (영국식 학제라 13학년까지 학교다님) 재학중입니다.
한국에서도 공부는 잘했지만 어릴때부터 유학에 꿈이있어 고1때 늦게 유학왔어요. 혼자 왔지만 잘하고 있고, 유학할 수 있어 감사하고, 끝까지 해내고싶습니다.
제 다섯달 학교생활을 돌아보면,
2월은 홈스테이가 안좋아서 고생한 달이었습니다 첫달이니 설레고 학교는 적응하고 있었어요.
3월은 버디라고 학교에서 짝지어주는 현지 친구가 있어요. 친하게 지내려 노력했는데도 본인 무리만 챙기는 아이라 간접적으로 따돌림을 시키더니 어느새 제가 친구 사귀기에 집착하면서 우울을 앓고 있더라고요. 활발한 성격이라 반에 말 안 걸어본 애들이없지만 아이들이 전혀 관심을 안주는게 섭섭하고 소심해지는 것 같았어요. 영어도 못하는 일본애들은 아무것도 안해도 귀엽다며 다가가는 애들에 많이 비교하며 한달을 보냈어요. 노력해도 벽을 만드는 아이들때문에 반에 들어가기도 싫고 공부나 하자하는 마음으로 있었어요.
4월은 2주 방학이라 가라앉혔더니 5월되니 독일학생 한명이 교환학생을 오더라고요. 근데 그 아이한테 모든애들 관심이 쏠려서 저한테와의 태도는 반대로 매일 말 걸고 그러더니 아 이게 차별인가 싶더라고요. 영어도 많이 안 는 것같고 갑자기 집에오면 불안하고 아침에 알람을 들으면 학교갈 생각에 긴장이돼서 운동도 하며 떨쳐내려고 마음고생 했던 것 같아요. 이유없는 우울에 계속 이유를 찾으려했던 달이었네요. 우울 길어봤자 한달갈거야 굳게 마음먹더니 6월은 괜찮아지더라고요.
친구가 제 얘기를 듣더니 나만 왜이럴까 탓하는 저에게 학교가 널 담을 그릇이 안되나보다. 전학도 옵션이라고 얘기해주더라고요. 원래 여고가 기도 세고 그럴 수 있다고 고생했다고 ㅠㅠ
생각해보니 힘들어도 꿈은 뚜렷했고, 공부 성실히하고, 제가 보냈던 우울이 향수병은 아니었어요. 당장 부모님 친구들 보고싶고 음식 그리워서 울적한건 없었어요. 그냥 입학 초기라 적응의 문제라고도 생각해봤는데 아닌것같아요. 영어도 잘 해서 처음부터 애들 대화 다 알아듣고 말도 많이하고 인사도 밝게했는데 애들느낌은 딱 무관심하게 어. 아시안인데 영어 좀 하네? 이거였어요.. 내가 묻는거 답하고 끝.
전반적으로 학교생활이 노력대로 안되고, 국제학생들과 현지학생들의 벽이 뚜렷해 친구를 사귀어도 안맞는 느낌이었어요. 요즘도 학교 갈 생각만 하면 긴장 되고 싫고, 편한 느낌이 없어요. 지금은 친구도 있으니 적응하고 3년 장점만 생각하며 잘보내자 했는데도 이젠 단점만 보이네요. 스트레스만 느는 것 같아요.
학교 국제학생은 20명정도만 있고 한, 중, 일에서만 와요. 진로가 독일어권이라 독일, 오스트리아 같이 다양한 나라 애들도 만나고 국제학생 현지학생 다 잘지내는게 목표였는데 몇 안되는 international애들마저 자기네 나라끼리 놀고 현지학생은 아시안이랑 어울리는게 없고..
전에 다니던 뉴질랜드 학교는 국적도 다양하고 지원도 잘해주고 학교가 활발해서 재밌게 지냈거든요. 보니까 지금학교는 오래 유학한 시니어들도 잘 지내는 학생이 없더라고요. 수업 분위기도 너무 안좋고 학교가 동아리, 대회 하나도 없고요. esol도 너무 혼잡하고 그냥 자습이에요. 시설도 안좋고 학교가 독자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그것도 정말 안맞고 가기싫고.. 종교과목도 필수라 13학년 외국으로 성적변환할때 불리합니다. 국제학생 지원도 크지 않고 폐쇄적이고 뉴질랜드 애들끼리만 뭉치는 분위기가 제일 쪼들려요ㅋㅋㅋ..
지금 학교에 남아야 할 이유가 있다면 딱 하나,, 홈스테이가 굉장히 좋아요 그냥 가족같아요. 성적도 잘 받고 있어서 문제는 안될 것 같아요.
정말 깊이 고민하고 있는데 제 글 읽어주는데 시간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말 못할 얘기였는데 이렇게 쓰니 좀 기분이 낫네요.
12학년 시작 전 전학하고 2년 새 학교에서 보내는거 괜찮을까요? 너무 리스크가 클까요?ㅠㅠ 제가 여기 살면서 털릴대로 털려서 둥글게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시고 여러분들은 저 같이 우울하지 않고 남은 유학 잘 지내셨으면 좋겠어요! 같이 힘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