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지도교수님 아래서 공부하는 미국인 친구가 있어요.
제가 1년 늦게 들어가서 저보다 1학기 선배인데 나이가 7살이나 어려요.
그냥 편한 친구처럼 지내는데 뭔가 미국인 성실성이 부족하다고나 할까요.
매사 약속도 잘 안지키고 너무 루즈해서 토할 것 같아요.
저번에 제가 논문학기라서 제 대신에 수업시간에 발표를 해준다고 하더라고요.
너무 고마워서 알았다고 하고 맡겼는데 발표날 저한테 사전에 아무말 없이 수업에 안왔어요.
물론 제가 교수님한테 발표 바꾼 사실을 말해서 억울함을 풀었고 그냥 어려서 그런가보다 넘어갔어요.
그리고 한번 제가 밤 늦게까지 비행기를 기다리는 상황이었는데요.
그 친구가 그 근처에 살아서 연락했더니 자기는 낮밤이 뒤바껴서 밤에 잠을 안 잔다고
같이 놀자고 하더라고요. 저는 그곳 지리를 잘 모르는데 암튼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놀았는데
갑자기 자기 집에 가겠대요. 그래서 난 여기 지리 잘 모르니까 역까지 같이 가자고 하니까
자기는 혼자 있고 싶으니까 절대 따라오지 말라고 갑자기 우리나라돈 만원정도를 저한테 주면서 택시타고 가라고 하더라고요.
진짜 황당했어요. 제가 무슨 거지도 아니고, 그리고 그 곳이 제가 처음 가보는 곳인데 새벽에 역도 다 닫고 택시도 안잡혀서
맥도날드에서 밤 새서 첫차타고 돌아왔네요.
그날 솔직히 너무 건방진 태도에 빡쳐서 연락끊으려고 했는데 잘 들어갔냐 그날은 미안했다 다시 연락이 와서 그냥 풀었어요.
그리고 제 영어 논문을 자기가 봐준다고 석사 입학할 때부터 말해와서요.
제가 원고를 15장정도 먼저 보냈는데 4일동안 연락이 없더라고요.
첨삭 다 됐냐고 보냈더니 다 했다는 말은 없고 나머지 논문을 모두 보내라는 말만 해요.
암튼 그렇게 되서 데드라인까지 다 와서 겨우 저는 나머지 논문을 모두 보냈지만 이미 시간이 없잖아요.
그러더니 한 두세시간 만에 영어를 첨삭해서 보내주더라고요.
30장 가까인 되는데 두세시간만에 첨삭이 가능한지.
암튼 논문을 봤는데 변한 거 거의 없었어요.
그래도 일단 급한대로 해줬으니까 돈을 준다니까 그건 됐다고 해서 밥을 두번 정도 샀어요.
그리고 다음 수업에 자기 발표를 대신 해달래요.
그래서 그거 해주기로 했고요.
그래서 발표 준비하다가 제가 사정이 생겨서 결석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발표문은 다 준비했으니 그거 보내줄테니 너가 수업에서 읽기만 해달라고 부탁을 했죠.
사실 저희 수업에서 발표문 준비하면 거의 다 한거나 마찬가지거든요.
그랬더니 곧죽어도 자기는 못하겠대요.
저번에 제 대신 발표해준다고 해놓고 결석한 일을 떠올려보니 제가 다 준비해놓고 읽기만 해달라고 하는데
그걸 거절하니 너무 야속하게 느껴지는 거예요.
결국 교수님께 결석 사유랑 발표건을 말씀드렸더니 (발표는 원래 제 발표라고 하고 친구꺼 대신해준다는 말은 안했어요.)
발표가 안되면 수업이 불가능하니 다른 친구한테 읽는 거라도 부탁하라고 하더라고요.
같은 교수님 아래에서 공부하는 애가 한명 더 있는데 걔는 자기 발표날에도 안오는 애예요.
걔도 결석하니 부탁할 사람은 없고 학교는 못가고 ㅜ 결국 교수님께서 휴강해주셨어요ㅜ
이런 상황이 되니 미국인 친구가 너무 야속하면서 오만정이 다 떨어지더라고요.
진짜 제멋대로에 약속도 안지키고 꼴도 보기 싫은데 앞으로 박사도 같이 해야하니 이대로 쌩까도 되는지 모르겠어요.
암튼 저도 참 한심하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경험 많으신분 저의 행동에도 많은 충고 부탁드려요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