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에서는 존재감도 없고
지도교수님은 관심도 없고 외국인이라고 말도 안 시키고
international student라고 주당 20시간 이상 일 못하는 거 때문에 잘못걸려서 공짜로 일해주기나 하고-_- (이건 저도 어떻게든 빠져나가려 했지만 이젠 어쩔 도리가 없네요. 그냥 몇개월만 참으려고요).
나름 주류로 살던 고국에서 굳이 벗어나
외국에서 이방인으로 산다는 거는
이런 거 같습니다.
근데 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불행하지 않을까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연구가 아주 잘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럭저럭 순항하고는 있는 것 같고
마음을 나누고 저를 좋아해주고 함께있으면 재미있고 편안한 친구들이 있고
비록 지도교수님에게나 랩동료들에게나 같은 프로그램 미국인친구들에게 저는 존재감은 없지만 적어도 그들이 저를 존중은 해주고 그들이 나쁜 사람들은 아니라는 걸 알아서 그런 거 같네요.
그리고 사지멀쩡하고 건강하고 멘탈도 강해서 어지간한 거는 걍 툭툭털고 일어나고
무엇보다 작은 거에서 행복을 느끼는 성격이라서 그런가봐요.
산책하면서 걷는 상쾌한 공기에, 우연히 알게된 신나는 노래에 감사하는 성격.
그리고 무엇보다, 미래는 지금보다는 나아지겠지 하는 희망 (사실 지금 상황도 그나마 나아진거긴 하네요 ㅋ)
조금 속상한 일이 있지만 저는 괜찮습니다.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하나도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