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현재 박사과정 1년차에 재학중인 공대학생입니다.
한국에서 학부까지 마치고 회사 생활을 하다 진학한 상황입니다. 지도교수 변경 관련하여 이렇게 글을 남기게 될 줄은 몰랐는데, 너무 고민되어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지도교수님은 해당 분야 대가로 인정받은 분이십니다. 연구실에 들어오기 전, 연구실 내 한국 사람들로부터 다른 이야기들은 들었었는데 실제로 연구실에 들어와 겪어 보니 외부에는 오픈하지 않았던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교수님의 리서치 지도 부재입니다. 교수님은 대학원생들의 연구 지도에는 전혀 관심이 없으십니다. 논문 검토를 요청드려도 읽지 않으시고 그냥 제출하라고 메일을 보내시고(교수님 이름이 들어가면 웬만하면 거의 accept이 됩니다), 연구에 어려움이 있어서 말씀드릴 때조차도 그저 듣기만하시고 아무 조언도 해주시지 않습니다. 알고 보니 이런 교수님의 행동이 굉장히 오래된 상태고, 대학원생들이 외부로 오픈하지 않았을 뿐이었습니다. 예전에는 그룹 위클리 미팅때 논문 몇% 완성했냐 숫자만 체크하시곤 하셨다고 합니다. 교수님이 일을 하라고 재촉하지 않으니 좋다-라고 생각하는 대학원생들도 있지만, 적어도 다른 교수님들은 연구지도를 하고 결과를 가져 오라고 재촉을 하시죠. 제 지도교수님은 아무 것도 하지 않으십니다.
연구실 내 다른 대학원생들은 이미 석사 학위를 받고 오거나 다른 연구실에서 몇년간 공부를 하고 온 터라, 저처럼 학부만 마치고 온 사람은 없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저한테 하라고 떠맡긴 프로젝트는 4개 이상이고, 그 누구도 인스트럭션을 주지 않습니다. 저 혼자 열심히 계획을 짜서 하더라도, 어떻게 1명이 일주일만에 이 모든 프로젝트에서 프로그레스를 보일 수 있나요? 또한 이 중 절반은 처음부터 실험 계획을 짜야 하는 프로젝트들입니다. 이 부분에 대한 어려움 또한 지도교수님께 피력해 보았지만, 지금은 마땅히 사람이 없으니 다음 사람이 올 때까지 지켜보자-고 하십니다. 연구실 내 다른 박사과정 학생들 심지어 포닥 조차 이렇게 많은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연구실 내 다른 포닥이나 박사학생들에게 물어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도 한계가 있습니다. 어차피 자기들 일도 아니니 크게 관심 가지지도 않고, 그들이 저에게 리서치를 어떻게 하는지 알려줘야 할 의무도 없죠. 또한 포닥들도 이 연구실에 영원히 남아 있는게 아닙니다.
인터넷에서 리서치 방법 검색하면서 팁 얻으면서 리서치하는데 한계가 있는것 같습니다. 유튜브 동영상도 찾아보고 혼자 고민하다 지난주에 DGS에게 가서 고민을 얘기하고 조언을 얻었는데, DGS는 해당 상황을 인지하고 있고 저에게 실험데이터 들고 와서 같이 얘기해도 좋다고 하십니다. 그 때 들었던 생각이 '지금 이 역할을 내 지도교수님이 해주셨어야 하는게아니었나?' 였습니다. 지도교수이 만능이라 모든 것을 해결해주고 크나큰 역할을 해주실거라 바라는건 아닙니다. 하지만 적어도 지도교수님과 토론 하며 어떻게 해야 더 좋은 논문이 나올지 더 좋은 리서치 결과가 나올지 배우고 고민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거의 힘들것 같습니다.
퀄은 통과한 상태고, 코스웍은 1년 반 정도 남은 상태입니다. 지도교수를 변경하려면 지금밖에 기회가 없는것 같습니다. 혹시 저와 비슷한 상황에 있으셨거나 지도교수 변경하셨던 적이 있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