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 2년차 들어가는 이공계 (자연과학계열) 박사생입니다. 저같은 분이 계시나요.
학부생 때는 막연히 목표가 최대한 유명한 대학 대학원으로 가자 였네요. 결과적으로 나쁘지 않은..? 랭킹, 한국에서 남들이 다 알아주는 그런 학교로 와있습니다. 능력은 안되는 학생이 어쩌다 운이 좋아 주제에 안맞는 대학원에 와있습니다. 하루하루 벽같은 한계를 느끼고 제 자신을 동기들과 비교하게 되더군요. 대학원도 대학마냥 한번 붙어놓고 오기만하면 다 졸업하겠지 싶었네요.
다른 대학들도 이런줄은 모르겠습니다만, 퀄리피케이션 시험에서 간혹 낙방하는 고학번 대학원생들이 간간히 보입니다. 오랄시험에 프리젠테이션 평가에, 이것저것 종합해서 보는데 정말 옆에서만 봐도 사람 피말리더군요. 다음 봄학기부터 저도 날짜 잡아야 하는데 까놓고 준비된게 하나도 없다는 느낌도 듭니다.
더구나 이 학교는 제가 하는 세부전공에 지원이 적어서 교수님들도 티칭 위주로 하시거나 은퇴 가까운 노교수들이십니다. 딱 애매한 위치에, 어떻게 보면 과차원에서 우선순위에 밀리는 세부전공이죠, 그랜트도 얼마 없습니다.
학부시절 대학원에 진학할때는 학교별로 유명한 학과들을 검색해보거나 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면서 흔히 세이프 스쿨이라 하죠, 안전 지원 했던 조금 랭킹이 떨어졌던 학교도 지원해 붙어놨지만 탑 언저리 학교에 걸려 고려도 안하고 무시했었죠. 그런데 이 학교, 특히 제 세부전공 교수님 중 2분에 심심하면 네이쳐 사이언스 등 빅저널에 투고하시는 대가십니다.
이런 걸 말해줄 선배들이 있었다면 한번 더 생각해 볼수 있었을텐데, 하는 생각이 간혹 듭니다.
참 사람이 분수에 맞게, 수준에 맞는 자리에 있어야 한다는게 이런 말인가 싶습니다.
징징글 한번 써봤습니다.
안그래도 우울한 게시판 더 우울하게 만드는 것 같아 불편합니다.
혹시 저같은 분들 계신가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