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계 박사과정이고, 교수님이 제 전공 Big guy 입니다
교수님 성격은 무난한 편이고 히스테리나 같은 건 전혀 없고 할 말만 하시는 성격이세요
친근하거나 말 많은 성격은 아닙니다
지도교수로써 나쁘지 않은데, 다만 교수님이 너무 잘 나셔서 (비꼬는게 아니라 진짜로 잘난 사람) 그런지
기대치가 높으신거 같고 제가 그 기대에 못 미치니 돌려까기 자주 하십니다.
제가 자존감이 낮은데 자존심만 높은 최악의 인간형이라 마음이 너무 힘드네요
해커스에서 이미 비슷한 일 겪으신 분들 많아서 댓글 읽고 위안도 받고 마음 다 잡고 내가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자
라는 생각하고 책을 열었는데, 교수님이 한 말이 머릿 속에서 떠나질 않고 계속 머릿 속에 머무네요.
제가 이번에 복합적으로 안좋은 일이 있어서 기분이 별로인 상태에서 미팅을 했는데요.
이번에도 어김없이 돌려까기 하시더라구요.
미팅 끝나고 일어나려는 찰나 저에게 너 discouraging 하려고 한 말은 아니야 라고 하시는데...
이미 사기는 다 꺾이다 못해 미팅 내내 너무 기분이 안좋아서 끝나고 문 닫고 나오자마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군요
아직 대단한 퍼포먼스 보여줄 연차도 아니고 (연차가 정해진건 아니지만요) 시작 단계인데
매번 미팅때 마다 악질 교수들 처럼 대놓고 너를 너무 과대평가 한것 같다 대놓고 뭐라 하지는 않아도
비슷한 수준으로 말하시는데 상처를 너무 많이 받습니다
제가 제 능력을 잘 알기 때문에 찔려서 그런거겠죠 기분이 너무 다운되고 페이퍼 다시 써야 하는데 쓸 기력이 없네요
페이퍼 다시 쓰라는데 어차피 다시 써도 까일꺼 뻔하거든요.
세부전공이 달라서 이론에 대한 리딩이 좀 더 필요한것 같다고 말씀 드렸는데
하여간 다시 쓰라고 하시니 다시 써야겠죠.
여기에 올라온 글들 이틀 밤 새워가며 거의 다 읽었는데 정말 구구절절 별별 사연이 다 있고
대부분 공감 되고 댓글로 조언 많이 해주신 분들 덕분에 제 위치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 욕심에 박사는 오바인데 운 좋아서 합격한거 같은...이미 겪으신 선배님들 글들 보니
박사는 정말 연구가 미친듯이 좋아서 하는게 맞는데 나는 그정도는 아닌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기서 빨리 접는게 나을까 이 지경 까지 왔는데 아니나다를까 저처럼 생각하셨던 선배님들도 많으시더군요
내년에 프릴림도 치뤄야 하는데 이미 자신이 없습니다
아마 지금쯤 교수님 엄청 후회하실거 같아요. 똑똑한 애들 엄청 좋아하시거든요 매번 미팅때 언급하실만큼.
석사 하는 학생들이 박사하는 애들 보다 똑똑하다 이런 얘기도 하시구요.
머리도 안좋고 이런 비판 견딜만큼 멘탈도 안좋으면서 왜 박사는 시작했는지 참 한심합니다
요즘 소화도 안되고 불면증도 심해져서 수면유도제 없으면 잠을 못 잘 정도인데 이렇게까지 내 자신을 괴롭히면서
박사해야되나 싶네요
징징대서 죄송합니다 여기 아니면 글을 쓸곳이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