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박사
3년간 포닥
지금은 한국에서 교수 5년차에요.
하이브레인을 가려다가 갑자기 이 사이트가 생각나서 들어와 봤습니다.
학생때는 매일 들어와봤는데
한 5-6년만에 들어와 보는듯하네요.
예전보다는 글도 좀 적은듯.
화력이 떨어진거 같은데
몇개 글을 읽어보니 저때와 똑같은 고민을 많이 하셔서
잠시 옛생각이 났네요.
지도교수와의 일, 퀄 시험, 펀딩문제, 논문, 영어, 운전, 티칭, 인간관계, 밥먹는 문제
냉냉한 미국 학부생들 등등
똑같아요.ㅎㅎ
지금은 그립기도 하지만 그때에는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듯 걱정이
되기도 했던 이슈들이었죠.
너무 고민하다가 달팽이관에 문제가 생겨서 침대에서 못일어난 적도 있거든요.
그냥 지나고 보니...
목적지가 어딘지는 모르겠지만, 다들 그 비슷한대로 향해가고 있을거에요.
그리고 실패하면 실패한대로 또 새로운 길과, 새로운 인연이 생길거에요.
늘 건강 관리 힘쓰시고, 인간관계에 너무 힘빼지 마세요.
모두 여유가 없으니 서로 날카롭고 그래요...그러려니....하고 지내세요.
지도교수도 신이 아니고, 테뉴어 앞둔 예민한 교수일수도 있고
일많은 빅가이 일수도 있고. 그러나...그냥 한 인간일뿐.
본인보다 중요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하시고
너무 상처받지 마시구요. 그냥 일로만 받아들이세요.
여러분은 모두 누군가의 사랑스런 자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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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 더.
지도교수 운도, 논문커미티 운도, 룸메이트운도, 펀딩 받는 순서도
어찌보면 다 랜덤인거 같아요.
열심히 하는 사람도 지지리 복도 없이 이상한 지도교수 만나서 혹사 당하기도 하고
또 정말 운좋게 쉬운 커미티를 만나기도 하구요 (우리전공으로서는 수학과같은데서 심사를 오면 다리가 후둘후둘)
저는 박사 디펜스일때 다른학과에서 한명이 와서 심사를 하는데
관악기 전공 선생님이 오셔서, 정말..화기애애했어요
그게 제가 논문을 잘써서가 아니고, 그냥 그날 운이 좋았어요.
결론적으로 거의 랜덤인것이 많으니 자책하지 마시고
다른 부분에서는 또 랜덤하게 럭키한 일들이 생길수 있으니
덤덤하게 지내시라는 말씀.
물론 지금 일을 하고 싶지만
저도 쉽지는 않아요. 이제는 나이까지 먹어버려서 ㅠㅠ
그래도 동생들같아서.....(이제는자식도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