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여기선 고등교육이 아닌 초등/중등 교육만 논하기로 하겠습니다.
사실 고등교육에서 (특히 상위권에서) 영미권 대학들의 입지는 확고하니까요.
일단 미국은 빈부격차가 매우 심한나라이고, 이민자도 많습니다.
슬럼가 고등학교의 학생과 사립학교 고등학생의 학생은 완전히 다른 수준의 교육을 받죠.
우리나라의 공립 고등학교와 특목고 정도의 차이를 훨씬 능가합니다. 사립학교의 수준이 그렇게 엄청나게 우수하다는 면보단, 슬럼가 학교들의 상황이 극히 열악하기 떄문이죠. 학교에서 총질하고, 학교 나오라고 정부에서 돈을 주고, 어떤 경우는 아예 Prison Pipeline 이라고 불리는 수준이니까요.
그리고 이민자가 많은 것도 한몫합니다. 아무리 명문 사립고에 다니는 얘들이라도, 그중엔 중국인이나 한국인, 아랍인 들도 있고, 멕시코 이민가정의 자녀도 있습니다. 다들 똑똑하고 부잣집 얘들이라고 하더라도 영어 수준은 또래의 원어민 고등학생을 결코 따라잡기 힘든 수준이죠. 몰론 일반 공립학교에도 다양한 국적의 아이들이나 이민 2세들이 존재하므로 늘상 있는 현상입니다. 한국이나 일본, 중국의 중등교육에는 이민자 가정이 거의 없다시피 하고, 모두가 의무적으로 글자정도는 깨치므로 문맹율이 낮죠. 하지만 이민국가인 미국에선 기대하기 힘듭 일입니다.
그럼 그외에 다른 것을 살펴볼까요?
한국에는 최근까지만 해도 문과/이과로 나눠져서 국영수 공통에 문과는 사회과학, 이과는 자연과학 과목을 선택해 공부했습니다. 일단 수학은 확실히 한국이 우위입니다. 미국에도 과학고가 있고 어쩌고 하지만, 그건 한국도 마찬가지니 평균을 놓고 비교해 보겠습니다. 제가 다닌 학교가 꽤 명문이었음에도 수학교육은 대체로 한국보다 덜 어려웠으니 수학은 한국의 확실한 우위라고 봐도 되겠습니다.
하지만 국어와 영어는요? 국어는 사실 비교하기가 어려운 과목이고, 무엇보다 아나운서 같은 특이 직종이 아닌한 수능 1등급 이상의 국어능력을 기본으로 요구하는 직장 자체가 적습니다. (공무원 시험 대비할떄 뺴놓곤요) 사실 책읽고, 의사소통 가능하고, 문서처리 및 작성 할줄 알면, 사회생활에 고도의 국어능력이 필요하진 않죠. 일반적으론. 영어는 중산층 교육을 받은 미국인이면 무조건 한국 학생보다 잘할테니 넘어가겠습니다. 이게 상당히 의미있는게, 우리가 영어공부에 쓰는 시간과 비용 자체를 그쪽 학생들은 이미 거의 패시브 스킬로 장착하고 옵니다. 교포들 보면 알듯이, 미국인 평균에 못 미치는 영어라도 외국인 보다야 훨씬 납니다. 기타 과목은 이과의 물리, 화학, 생물. 문과의 정치, 역사, 경제 등이 있습니다. 제가 직접 배운 걸 기준으로 하면, 이과는 보통 대학교 입문용 교재, 그러니까 일반화학, 일반생물, 물리학개론 등을 가지고 공부했습니다. 내용이 그래도 문제들의 수준은 한국이 더 어려울 수 있고, 이건 일반화하긴 어려운 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쨌든 인서울에 들어가는 상위 20%의 한국학생들과, 왠만한 수준의 학교에서 공부하는 미국 학생들을 놓고 보자면, 과학문제의 수준에서 어느쪽이 우위인지는 판별이 쉽지 않습니다.
다만 문과는 솔직히 미국이 더 잘 가르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중학교때 한국 고등학교 과정의 국사, 세계사, 경제학, 법과 정치 등의 교재를 읽어보고 나름 공부해 본 적이 있어, 대충 어느정도의 내용이 들어가는지 알고 있습니다. AP 교재의 내용이 아니라, 학교 안에서 내신으로 공부하는 내용을 놓고 보면, 미국의 문과 과목 (예를 들어 역사, 경제, 법 등)은 공부량에서 부터 큰 차이를 보입니다. 사실 미국이나 한국이나 교재를 암기해야 함은 똑같습니다. 토론식으로 가려고 해도 뭘 알아야 토론을 하니까여.
공부량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별 차이는 없는 듯 합니다. 한국 암기과목은 각종 기출문제 및 교과서 몇권을 암기해야 되죠. 미국도 마찬가지로 미국사 교재 수백페이지를 한 학기 안에 떼고 시험을 봅니다. 다만, 한국 문과 과목은 보통 "세세한 것까지 꼼꼼하게 암기하여 빈틈이 없게 만드는" 식으로 간다고 알고 있습니다. 전체를 꿰뚫는 능력이 요구되나, 일단 빈틈 없는 암기를 수반한 뒤에 이야기죠. 객관식 시험에 어울리는 방법입니다. 미국 문과는 "하나의 주제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정확한 근거를 들어 설명하는" 식입니다. 넓게면 넓게, 좁게면 좁게 논술 주제를 던져놓고, 교재와 수업내용에 근거해서 자신의 의견을 제한시간내에 서술하는 방식이죠. 시간에 맞춰 양질의 답을 작성해 내려면 평소 토론에서 자신의 주관을 확실히 세움은 몰론, 꼼꼼하진 않더라도 일반적인 내용들은 전부 숙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서술형 문제에 어울리는 방법입니다. 역사과목만이 아닌, 법률이나 경제등 제가 미국 고교에서 배운 방식이 거의 이렇습니다. (대학 인문계 전공도 마찬가지 입니다. 글쓰기가 거의 80%입니다)
기본적으로 제 경험상, 미국 문과 시험은 한국 수능의 국어처럼 벼락치기가 안통합니다. 단기간에 관련 키워드 및 내용을 암기해도, 그게 고득점을 보장하는게 아니니깐요. 평소에 엄청난 분량의 독서와 토론시간의 집중이 있어야 되는데, 이건 몇일 동안 하기 힘든 일입니다. 중학교에 불과하긴 하지만, 제가 중학생때 공부잘하는 학생들은 평소에 국영수에 집중하고, 암기과목은 보통 몰아서 시험 1주일전 쯤에 집중적으로 암기하더군요. 아마 수능도 암기과목만 1년내내 외우고 다니는 학생은 없을 겁니다. 그만큼 휘발성이 꽤 강하죠. 사실 미국에서 배워도 암기한 내용은 거의 잊어버립니다. 다만, 생각하는 방법이나 글쓰는 방법 등의 감은 계속 살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내용 자체도 한국 문과 과목에 비해 생각보다 꽤 쉽지 않습니다. 특히 역사부분에 있어선 국사 및 아시아사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한국과 달리, 미국 역사는 미국사/유럽사를 중심으로 남미, 아프리카, 아랍 등 한국에선 거의 안배우는 내용까지 의무적으로 커버합니다. (다민족 국가의 특성인 듯 합니다) 다른 과목도 대학교 입문 수준의 교재로 많이 배우고요.
결론적으로, 수학은 한국이 확실히 어려우나, 다른 이과/문과 과목들, 특히 문과 과목은 미국이 결코 뒤떨어져 있지 않다. 그리고 미국인들은 우리가 토익 등 영어공부에 쓰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 (우리가 수능 국어공부하는 양만큼이라도 교내 English Class 에 투자할까 말까요 입니다) 무엇보다, 단기간에 몰아서 스파르타로 끝내는 방식이 아닌, 매일매일 어느정도의 공부를 해야하는 방식으로 짜여져 있다. 라고 보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수학하나만 보고, 혹은 영어만 보고 어느쪽 교육이 우수하다고 말할 수는 없는 거라는 거죠. 비슷한 수준의 교육을 받고 있다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