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워커홀릭입니다.
드디어 마지막 글입니다. 그런데
마지막으로 적고 있지는 않아요.
제 글 쓰는 스타일을 생각해보면, 그리고
시간대로 보면 제일 마지막으로 적어야 하는 글인데, 조금씩 미리 써 두려고 모니터 앞에 앉았어요. 메모장을 열었던 첫 시작이 4월 8일.. 카카오톡 ‘나에게
보내기’를 메모장처럼 저는 즐겨 쓰는데, 대중 교통을 오가면서, 귀에는 에어팟을 꽂고 손으로는 쉴새 없이 자판을 두들겼습니다. 다른
글들도 그렇게 적다 보니 벌써 12회차까지 글을 엄청 적었네요.
사실 16회에 가까운 글을 연재 할 때마다 어떤 내용들이 여러분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내용일까…
나름대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적어두고 나면 가끔 글을 보고 그랬는데, 부족한
점이 많았던 거 같습니다. 읽다 보면 똑같은 말을 계속 반복하는 것도 같다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그리고, 여러분들에게 자신이 지원하는 학교, 전공, 학위 과정에 따라 정답이 아닐 수 있는
내용들을 정답인 양 제공하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여러 부담감을 가지고
글을 연재하다 보니 벌써 마지막 회차군요. 처음에는 이미지도 공들였던 부분이 있었는데, 출국 일이 다가오면서 점점 바빠지더라구요. 용두사미가
된 것 같아 슬프다는 감정과 드디어 끝냈다는 해방의 기쁨이 공존하는 순간입니다.
이
글을 다 적고 나면 굉장히 뿌듯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해커스에게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이분들이 제공해주시는 ‘작은 원고료’ 때문은 절대로 아닙니다. 일전에도 말씀 드렸지만, 여러분 돈을 버는게 목적이라면, 다른 일을 하셔야 합니다. 금전적인 대가를 생각하고 참여를 해볼까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절대로 권해드리고 싶지 않거든요.
하지만 그럼에도 감사하는 이유는… 첫째로, 시선에는 권력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해커스라는 플랫폼에서 많은 분들이 제 글을 읽어주지 않으셨다면, 제 글쓰기는 중간에 멈췄을 지 모릅니다. 여러분이 봐주신다는 그 권력은 제 스스로 이 일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었고, 또한 누군가 계속 본다는 사실이 제게 의무감을 지웠습니다. 블로그에 혼자 글을 적었다면, 7회차쯤 멈추지 않았을까요.
둘째로, 강제로 글을 매주 연재해야 하는 스스로의 제약이 긍정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입니다.
제약이 없었다면요 글이 계속 밀리고, 글을 끝까지 연재 했다고 하더라도, 제 스스로 소화되지 않은 배설물들을 막판에 쏟아냈을 지도 모르죠. 완전히 마음에 드는 글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인생에서 가장 바빴던 시간 속에서 절충안으로 냈어야 하는 글 치고는,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다른 글들보다 특별히 빼어나지 않으나, 그렇다고 부족한 글로 보이진 않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 활동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감사한 족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는 요즘 출국자 준비 모임들에서 굉장히 많은 정보를 받고 있습니다
그 분들께 이런 정보를 연재하고 있다고 말씀드리면, ‘아 왜 우리 때는 그런 게 없었나’ 라는 반응을 보이시기도
합니다. 그분들과의 일화를 조금 적어도 되냐고 할 때는, 흔쾌히
허락을 해주시기도 합니다. 그건 아마도 본인들이 준비할 때, 이런
정보들이 큰 도움이 되었기 때문일 겁니다. 이렇게 정리를 해주는 제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해주셔서
더 힘이 나기도 하구요.
그런데요. 제가 하는 일이 특별한 이야기는 결코 아닙니다.
생각해 보면 그 방에 계신 모든 분들,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서 이 대업을 이룩할 수 있었거든요. 다들 블로그, 포스트, 책, 선배의 조언 등 어떤 경로를 통해서 여기까지 쌓아 올릴 수 있었습니다. 제가 특별한 일을 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저처럼 나누려고 하셨던 분들은 저 이전에도 많이 계셨습니다.
아무래도 유학이라는 것이 많은 사람들이 가지 않기 때문에 정보의 접근성이 낮고, 안다고 해도 실제로 우리가 체화하고 체득하는 게 상당히 어렵기 때문에 그런 인식들이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저도 정리를 하면서, ‘아 , 내가 이런 과정을 겪었구나’, ‘맞아. 이 때는 이런 감정이 컸던 거 같아’라고 처음에는 이해할 수 없던 선배들의 말들에 공감하게 된 경우가 많았습니다. 아마도, 유학에 합격한 다른 분들께서 ‘왜 우리는 이런 선배가 없었나’라고 말씀하시는 것은, 이 모든 것을 깨달은 시점에 제 글을 읽으셨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여러분들이 단순히 이 글을 읽는 것으로 모든 과업이 끝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자기 걸로 만들려면 정리를 한번 스스로 하셔야 할 겁니다. 그렇게 정리를 해도, 이 모든 과정을 밟지 않는다면 이해를 하기 쉽지 않은 부분들도 분명히 있을 겁니다. 여러분들의 선배들도 그랬고, 여러분들이 그러할 것이고, 여러분의 후배들 또한 다를 바 없을 겁니다. 그래서 여러 선배님들께서 경험의 중요성을 말씀하신 것이 아닐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분들이 이렇게 읽으면서 많은 것들을 배워 나가고 계신
게, 저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모든 과정이 끝나고 난 후에, 다시 한번 방문해서 읽어봐 주세요. 그리고 여러분들만의 유산을 남겨주세요. 제가 쓴
글들에 분명 모자람이 있을 겁니다. 그 때는 보이실 겁니다. 그리고, 시대가 흐르면 정보는 시의성을 잃고 가치를 상실합니다. 여러분이 이
글을 읽으면서 도움을 받으셨다면, 그때는 여러분께서 제 글의 부족분을 채워주시기를 간곡히 부탁 드립니다.
어드미션 레터를 받으면서 저의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사실 끝은 필연적으로 새로운 시작과 연결되는 법이죠. 저의 새로운 시작이 기대도 되지만 걱정이 큰 것도 사실입니다. 새로 만나게 된 분들과는 저희끼리 정보도 많이 나누고, 각자의 지인들 중 도움을 주실 수 있는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할 수 있도록 연결 해드리기도 했습니다. 결국 저희는요. 대단한 사람들이 된 것이 아니라 단지 인생의 새로운 Stage에 발을 내딛는, 여러분들과 똑같이 Beginner가 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마지막으로 적는 이 글에, 우리 모두 열심히 각자의 목표를 위해 묵묵히 정진하자는 이야기를 남기고 싶습니다. 이런 뻔한 이야기는 제가 잘 나서 할 수 있는 이야기도 아니고, 제가 여러분들의 목표를 이룬 입장이기에 할 수 있는 이야기는 더더욱 아닐 겁니다. 이전에 몇 번 적었지만, 여러분이 이 글을 읽는 시간 T0에는 제가 여러분들을 도왔습니다. 우리가 다시 마주한 Tn 시간에는, 제가 여러분의 도움을 받는 시간이 돌아올 겁니다. 단지, 이 글을 마지막 회차까지 읽어주신 분들에게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제가 적어둔 이 연재글들은 제가 앞으로 사는 과정에서 지워지지 않는 족쇄로 작용 할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여러분들에게 질러 둔 말들이 있는 저는, 이 글 앞에서 부끄럽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살아야겠죠? 건방지게 ‘워커홀릭’이라는 필명을 내세웠으니, 이건 분명 제가 감당해야할 몫일 겁니다. 시간이 흐르고, ‘워커홀릭’이라는 고득점 멘토님, 그래서 뭐하시나요? 라는 질문을 받게 된다면, 부끄러운 답변을 드릴 수는 없으니까요. 이런 저런 이야기를 늘어뜨려 놨으니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사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겠네요. 정말로 큰 일입니다.
내일 아침, 또 내 일을 열심히 하며 묵묵히 나아가는 것이 저를 진정 자유롭게 할 것이라 믿으면서, 마지막 글을 마무리 하고자 합니다.
그동안 읽어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워커홀릭 드림
2021년 4월 25일 오후 11시 54분
마지막 글 마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