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4월 초부터 토플 공부를 시작해서 90대 후반 점수에 머물다가 6월 14일 시험에서 109점(리딩30-리스닝29-스피킹23-라이팅27)을 받고 일단 졸업을 하게 된 수험생입니다. 스피킹 점수가 아쉬워 나중에 여유가 있으면 더 도전해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이 게시판에서 도움을 받은 것이 많기에 제가 터득한 바를 공유함으로서 동료 수험생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평면적으로 제 공부 과정을 기술하기보다는, 공유하고 싶은 점 몇 가지를 짚는 식으로 후기를 전개하고자 합니다.
1. 단어 교재: not only 초록 보카 but also TOEFL iBT Vocabulary의 Section2
리딩, 리스닝, 스피킹(특히 3,4번 문제)를 통틀어 단어의 중요성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 중요한 부분을 마스터하기 위한 교재로 초록 보카의 반복 학습이 많이 추천됩니다. 저 역시 동의합니다. 토플 공부를 하시는 분이라면 초록 보카를 반복해서 암기하셔야 합니다. 다만 제가 이 글에서 특별히 덧붙이고 싶은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100점 이상을 목표로 하신다면, 초록 보카에 더해, 토마토 TOEFL iBT Vocabulary의 Section2(주제어)까지 추가로 암기하실 것을 권합니다. 이유를 설명하자면 이렇습니다.
토플에 나오는 단어는 대별하자면 개념어(추진하다, 강제하다, 좋아하다, 번성하다, 다양한, 싫어하는...)와 주제어(애벌레, 번데기, 수술, 암술, 천식, 행성, 등지느러미, 독성, 대뇌피질, 안구, 촉매, 밀수하다...)로 나뉩니다. 개념어가 주제어보다 상대적으로 중요하기는 합니다. 일단 리딩의 동의어 고르기 문제에 나오는 것은 개념어만이라는 점에서도 그렇고, 후자의 경우 몰라도 답을 찾는 데 결정적인 지장을 주지 않는 경우가 왕왕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니 80~90점대를 노리신다면, 그리하여 어느 정도 틀리면서 갈 것을 각오하시는 분이라면, 개념어만을 집중적으로 공부하셔도 될지 모릅니다. 하지만 100점대를 노리시는 경우라면 상황이 다릅니다. 주제어까지 널리 아셔야 리딩이든 리스닝이든 스피킹 3,4번 문제이든 제시 지문을 장악할 수 있습니다. 짐작으로만 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적어도 막막한 느낌에 멘탈을 잡기가 힘들지요. 그러므로 100점대를 노리신다면 개념어만이 아니라 주제어까지 학습을 하셔야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초록 보카가 거의 전적으로 개념어만을 다루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이건 살펴보시면 알 것입니다. 주제어만을 다루는 작은 별책 부록이 있다는 것이 초록 보카가 의도적으로 개념어만을 다룬다는 점을 방증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100점대를 노리시는 한 어휘 공부를 초록 보카만으로 하셔서는 안됩니다. 그렇다면 무엇으로 보충해야 하는가? 초록보카의 작은 별책 부록은 양이 너무 적습니다. 해커스 리스닝 정규책의 부록 보카는, 리스닝에 나오는 단어를 산발적으로 모아놓은 것으로서 체계적이지 않고, 무엇보다 주제어 외의 단어들이 너무 잡다하게 섞여있습니다.
고민 끝에 제가 서점을 둘러보고 선택한 것은 토마토 TOEFL iBT Vocabulary의 Section2(주제어) 부분입니다. 이 부분은 생물학, 지질학, 미국역사, 경제 등을 포함한 33개의 주제에 대해서 주제어를 충분하고 체계적으로 망라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때때로 설명까지 덧붙이고 있습니다(가령 물고기 그림 등). 실제로 이 부분을 한두번 돌리고 나서 리딩 리스닝 스피킹 3,4번 문제를 풀면서 알아듣는 단어가 늘어나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점수 향상도 여기 빚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컨대, 100점대를 노리시는 분이라면 초록 보카에 덧붙여 TOEFL iBT Vocabulary의 Section2(주제어)까지 더불어 암기하실 것을 강력하게 권장합니다. 아직 이 책이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이 안타깝습니다. 이 수기를 쓰게 된 것도 주로는 이를 알리기 위해서입니다.
2. 스피킹 강사 비교: 서유진 선생님 vs 이수련 선생님
서유진 선생님과 이수련 선생님 수업 모두 들어봤습니다. 어느 쪽을 단적으로 추천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특질을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서유진 선생님의 경우, 독립형 템플릿은 조금 더 자연스럽고 수준 높은 대신 때때로 적용이 안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통합형의 경우 내용이 유려한 대신 그걸 시간 내에 말하기가 벅찬 감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제 감에, 공부하지 않고 22점 이상 받으실 분이 26점으로 상승하기에 좋습니다. 전반적인 모토를 거칠게 표현하자면 유창하게 한번 말해보자 정도입니다.
이수련 선생님의 경우, 독립형 템플릿이 다소 어색한 대신 모든 문제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통합형의 경우 내용이 다소 심플한 대신 시간 내에 말하기가 좋습니다. 그러므로 제 감에, 공부하지 않고 20점이 안되는 분이 22-24점으로 상승하기에 좋습니다. 전반적인 모토를 거칠게 표현하자면 최대한 안되는 능력으로지만 어떻게든 점수만 한번 얻어보자 정도입니다.
저는 처음 칠 때 스피킹이 18였습니다. 전형적인 토종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저의 경우에는 서유진 선생님보다는 이수련 선생님이 좀더 와닿았습니다.
3. 라이팅 강사 추천: 송원 선생님
라이팅은 송원 선생님을 추천합니다. 이미 많은 추천이 있기에 이것을 굳이 쓰는 것이 의미가 있겠나 싶기는 합니다. 하지만 제가 통합형 정규/독립형 정규/실전을 들으며 도움 받은 바를 간략히 정리해보자면 이렇습니다.
첫째, 독립형과 관련해서 - 이미 많은 수강생들이 입 모아 말하는 것이지만 - 주제를 다루는 방법에 관한 선생님의 다양한 시범들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가령 "the best way to ~"를 물을 때와 "When ~"를 물을 때와 답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 "can ~"과 "should ~"를 물을 때 답이 어떻게 달라야 하는가 등은, 얼핏 쉽게 보이실지 모르겠지만, 때때로 까다롭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 점에서의 엇나감은 커다란 감점 요인이 되는 것 같습니다("오프토픽"). 아무리 유창하게 쓰더라도 말이지요. 토플 라이팅이 최근 들어 유창성 외에 주제 밀접성을 결정적인 채점 요소로 고려하고 있는 것은 다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템플릿을 외워쓴 경우를 거르기 위해서라고들 하더군요.
둘째, 역시 독립형과 관련해서, 선생님이 제시해주시는 문단 구성의 7단계 구조 및 10여가지의 템플릿이 매우 범용적입니다. 사실 많은 주제에서 다소의 변형만 거치면 7단계 구조와 및 10여가지의 템플릿은 적용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문제가 종종 있기는 합니다. 특히 7단계 구조가 적용되더라도 10여가지의 템플릿은 적용 안되는 경우가 꽤나 있지요. 하지만 그 경우에도 - 저 같은 토종에게는 - 위 구조 및 템플릿이 그 자체로 글쓰기의 출발점 내지 닻이 되어 그 변형을 위한 기초체력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러한 체력이 있을 경우 백지에서 쓰는 것과는 확연히 다른 것 같아요.
셋째, 통합형과 관련해서, 문제 유형별로 특화된 주요 표현들을 두루 안내해주신 것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원인과 결과를 나타내는 다양한 표현 등등이 그랬습니다. 우리가 사실 정해진 틀에서 하는 말들이 거기서 거기구나 하는 것을, 대부분의 문제가 모두 그 표현들 안에서 소화가 된다는 것을 시험장에서 느꼈습니다. 그리고 리딩을 메모하는 것이 단지 "듣기의 노트테이킹을 편하게 하기 위해서"라는 점을 주지시켜주신 것이 통합형에의 빠른 적응을 크게 도왔다고 생각합니다.
공부가 결코 쉽지 않습니다만, 모두 열심히 하셔서 소기의 성과 거두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