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저도 고우해커스에서 다른 분들의 수기를 읽으며 많은 도움을 받았기에, 제가 공부했던 방법과 시험후기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해커스 온라인 환급반 강의를 들으면서 한 달 반 동안 하루에 4-5시간씩 주 5회 이상 토플공부를 했습니다. 처음 4주 동안은 리딩과 리스닝에 거의 몰빵했고, 시험을 한 번 봤는데 스피킹, 라이팅 점수가 너무 낮길래 다음 2주 동안은 스피킹과 라이팅 공부에 중점을 뒀습니다. 물론 하루에 8시간 이상 네 과목을 모두 꾸준하게 공부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그럴 여건이 안 되시는 분들은 저처럼 처음 몇 주 동안 리딩과 리스닝에 먼저 익숙해진 뒤 스피킹과 라이팅을 공부하시는 것도 방법인 것 같습니다.
파트 별 공부방법
- 교재: 해커스 보카, 해커스 정규 교재(리딩/리스닝/스피킹/라이팅)
- 첨삭: 해커스 인강, gohackers 사이트
- 기타자료: 미드, TED
[보카]
해커스 보카 초록이를 1회독하면서 모르는 단어만 엑셀에 정리했고, 리딩과 리스닝을 공부하면서 나오는 모르는 단어들을 계속 단어장에 추가하면서 매일 외웠습니다. 그렇게 직접 만든 엑셀 단어장을 총 2회독했고 따로 다른 단어장을 사서 보지는 않았는데, 이 정도 외웠더니 실전에서 단어 때문에 문제를 틀리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리딩]
리딩은 한국인이 점수 올리기 가장 쉬운 파트라고 생각합니다. 해커스 정규 책의 유형 별 문제를 풀다보면 본인이 어떤 파트에 약한지 파악하고 고칠 수 있거든요. 예를 들어, 저는 처음에 paraphrasing과 summary 문제를 가장 많이 틀렸는데, 오답과 정답을 비교하면서 왜 틀렸는지, 문제가 어떤 답을 요구하는지를 분석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정답률이 높아지더라구요. 왜 틀렸는지 아리까리한 문제도 그냥 넘어가지 않고 틀린 이유를 꼭 써놨고, 연습문제 풀 때는 항상 실전처럼 시간 재서 풀었습니다. 그리고 리딩은 종이책으로 풀 때와 실제로 시험 볼 때 느낌이 정말 다릅니다. 처음에 시험장에서 리딩 문제 나왔을 때 당황했어요. 스크린으로 문제 푸는 것도 낯설고, 답지 고르는 방식도 낯설고, 심지어 화면도 우리가 평소에 보는 예쁘고 깔끔한 웹사이트 느낌이 아니고 진짜 세기말 라이코스 느낌이에요;; 그리고 옆에 사람이 늦게 들어와서 마이크 테스트한다고 "Describe the city you live in" 자꾸 크게 말하면 정말 지문 읽는 데 집중이 안 돼요.ㅎㅎ 그러니 다른 파트는 몰라도 리딩은 시험 전에 꼭 정규 책에 있는 실전 모의고사 2회분을 풀어보고, 이왕이면 조금 시끄러운 장소에서도 문제 푸는 연습을 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개인적으로는 실제 시험의 난이도가 해커스 정규책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리스닝]
애증의 리스닝..... 공부 후기만 몇 번을 찾아봤는지 모르겠습니다. 정규 책 풀 때 항상 렉쳐에서 2-3개씩 틀리길래 리스닝은 그냥 마음을 비우고 있었는데 의외로 실제 시험이 훨씬 쉽고 잘 들리더라구요. 도대체 왜 잘 봤을까 생각해봤는데 가장 큰 이유는 평소에 음원을 1.3배속으로 틀어놓고 연습했던 덕분인 것 같아요. 안 들리든 말든 일단 처음부터 1.3배속으로 틀어놓고 다음과 같은 과정을 반복했습니다.
1) 문제 풀고 채점한다
2) 지문을 통으로 들으면서 메인 포인트 파악한다
3) 안 들리거나 이해 안 되는 부분 위주로 한 문장씩 끊어서 여러 번 듣는다 (또 들어도 모르는 부분은 해설지 스크립트 참고)
4) 틀린 문제 오답노트를 한다
5) 다시 한 번 지문을 통으로 듣고 새롭게 노트테이킹을 한다
6) 새롭게 한 노트테이킹을 보며 문제를 다시 풀어본다
이렇게 공부하면 렉쳐 한 지문 풀 때 1시간 걸려요..... 특히 과학 지문 풀 때는 생소한 개념이 많아서 다시 푸는 데 1시간이 넘어 걸리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을 1.3배속으로 꾸준히 한 달 동안 하고 시험 보면 놀랍게도 지문이 다 들리고 노트테이킹도 너무 잘 돼요. 딱 처음 지문 듣는 순간 '헐 이렇게 느리게 말한다고...?' 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추가로 저는 리스닝이 너무나 불안했던 나머지 평소에 쉴 때도 미드(영자막)를 보고 TED 틀어놓고 했는데 이것도 귀 뚫리는 데 약간의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네요. 빅뱅이론과 TED라디오 강추합니다.ㅎㅎ
[스피킹]
스피킹은 철저하게 템플릿을 외웠고, 발음/인토네이션과 시간제한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내가 말하는 게 논리적인가? 문법이 맞나?' 하고 내 자신을 검열하다가 버벅거리고 끝나는 게 스피킹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인 듯 합니다. 실제 시험장에서는 우선은 말을 내뱉고 유창하지 않아도 유창한 척 말을 이어나가야 하더라구요.
- 독립형: 본인만의 기본 템플릿을 구축한 뒤에 시간이 어느 정도 있다면 최대한 많은 기출문제를 풀어보는 게 가장 좋기는 합니다만, 저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아서 어느 주제에도 쓸 수 있는 만능 답변들을 몇 개 만들어 놓았습니다. save time, save money, convenient, interaction, relieve the stress 등등 교재에 있는 문제를 풀다 보면 어디에다 갖다놓아도 그럴싸한 답변들이 있는데, 그런 것들은 외워뒀다가 실전에서 활용하기 좋더라구요. 실제로 두 번째 시험에서 독립형 문제로 예상치 못한 문제가 나와 당황했는데, 만능 답변 생각해놨던 걸로 얼렁뚱땅 해치워버렸어요. 그리 논리적이거나 정교하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독립형 1번 문제는 유창하게 말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하길래 발음과 끊기지 않게 말하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 통합형: 어느 정도 conversation이나 lecture를 이해하고 노트테이킹을 잘 하는 것이 관건인 듯 합니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이, 리스닝 파트와 스피킹 파트는 노트테이킹 하는 법이 달라야 합니다. 리스닝 파트는 대화나 강의 내용 중 어느 부분에서 문제가 나올지 모르니 최대한 모든 내용을 적되 아주 간결한 형식으로 줄여서 노트테이킹 한다면, 스피킹 파트는 모든 내용을 다 받아적는 것이 아니라 몇 개의 문장이라도 온전하게(나중에 보고 말할 수 있는 형태로) 받아적는 것이 필요합니다. 앞의 문장을 적느라고 뒤에 내용을 잠깐 못 들었다고 해도 어차피 내가 들은 내용만 잘 정리해서 말하면 되니까요. 특히 강의 문제는 발음이나 인토네이션보다도 강의 내용을 얼마나 잘 들었느냐가 채점의 기준이라고 하니 이 점에 유의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라이팅]
라이팅은 사실 생각보다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습니다. 사실 시험 볼 때 막힘없이 쭉쭉 썼던지라 24점은 나올 줄 알았는데.....ㅎㅎ 첨삭 받을 때는 예상 점수가 더 높았었건만 시험점수는 왜 이렇게 낮게 나왔을까 생각해봤는데, 실제 시험 독립형 문제에서 시간에 쫓겨 paraphrasing을 다양하게 하지 못하고, 너무 짜맞춘 것처럼 템플릿을 쓴 게 오히려 감점요소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 독립형: 책에 있는 템플릿을 사용했고, 정규책에 있는 문제를 5개 정도 풀어본 뒤, 해커스 인강을 끊으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을 활용하여 실전처럼 2회 글을 써보고 첨삭을 받았습니다. 선생님이 뽑아주신 예상기출문제나 책 맨 뒤에 있는 주제별 모범 에세이들은 시간이 모자라 직접 써보진 못했지만 샘플을 읽어보고 중요한 표현을 한 번씩만 짚고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한 번 읽어보기만 해서는 확실히 실전에서 바로 써먹기가 힘든 것 같아요. 막상 시간제한이 있다보니 내가 평소에 쓰는 표현과, 기존에 앞 문장에서 사용했던 표현들을 계속 반복하게 되더라구요.
- 통합형: 제공되는 리딩 자료를 읽으면 리스닝에 어떤 내용이 나올지 대충 예상이 되기 때문에 사실 강의 내용을 받아적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통합형 또한 책에 있는 템플릿을 사용했고, 리딩 내용은 그대로 적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paraphrasing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혼자 공부하시는 분들께 수기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들 원하시는 점수 얻으실 때까지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