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4등급..저와 같이 12년 공교육 아래 영어시험에 듣기는 억양이 갑이고 읽기는 지문과 보기 단어의 조화로움?!으로 찍어준다~정도로 인식해오신 분들께 이 글을 바칩니다. 이마저도 4년이라는 길고~긴~ 백지화를 거친 상태란 거죠..
비법노트라기엔 좀 길지만~그냥 이런 놈도 하구나라는 희망을 드리고자 몇 자 소신 있게 풀어헤쳐보겠습니다!
23 22 20 28 = 93
총 9개월 걸렸습니다!
"우와..기네"하실 수도 있는데, 전 요 기간 중 딱 한달 포기했었고 나머지는 죽자?죽어?주주죽어라고 했구요. 중고생부터 탄탄했던 A+ students들과는 다른 출발점이라..4단계의 무시무시하고 지루한 좀비화를 거쳤어요~어쩌면 당연한 거일지도 모르구요. 그래서..책상 앞에 놓여있는 해커스 책을 우걱우걱 씹다 못해 불살라버릴 만큼 미치광이가 되어가고 있었지만, 희망의 끈은 놓지 않았습니다.
<시작은 단어만!>
예전부터 영어는 못했지만, 독학이 체질이라~소신 있게 스따뜨를 끊었습니다. 우연히 알게 된 이 게시판의 단어!단어!단어!가 중요해~라는 말에 따라 3개월 동안 초록이만 5회독 했구요 단어 스터디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워낙 기초가 없어서 그런지 몰라도 단어 하나하나가 생전 처음 보는 이방인인 마냥 신선하기만 했죠. 믿으실진 모르겠지만~1DAY를 하루 종일 봤다고 믿으며 공부했지만, 그마저도 꼭 5~6개 정도씩은 까먹는 멍청한 경험을 했죠. 그래서 9DAY까지 25/30 스코어를 낼 정도로 공부하는데 15일이 걸렸고, 단어는 누적으로 공부해야 한다는 믿음 덕택에 이후부터는 1DAY 나가는데 이틀씩 걸렸습니다. 그렇게 15DAY까지 익히는데 한 달이 걸렸구요. 이맘때쯤 단어를 익히는 스킬을 깨우쳤습니다!
고딩 때 경선식님의 연상 법에 매료되어 열심히 'frustrate=푸러스트레이트(잘 다듬어진 머리를 풀어버리다)=좌절시키다'라며 외운 기억이 있어 이 스킬을 자주 애용했었는데, 이렇게 하는 건 잘 외워져도 상상력부재에 따른 새로운 단어를 익히는데 버퍼링과 내가 창의적이라 해도 하나하나 진도 나가는데 너무 오래 걸린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찾아보니 '말하면서 하여라, 접두어 접미어를 응용해라, 짧은 시간에 자주 보아라'라는 말들이 있길래 요것들을 그냥 통합해버렸습니다!
ad ~향하다 / ab ~로 부터, 떨어진 / con 함께, 모두 / dis 두 갈래, 넓은..이런 것들은 챔스 송쌤한테 배웠구요~
ex) con(함께)+verge(기울다) = 모이다, dis(두갈래)+verge = 갈리다.
쓰지 않고 말하면서 외우는 건 의외로 신기하다 싶게 잘 외워졌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1분에 한 page씩 빠르게 집중하면서 삭!삭! 넘겨 외우고 마지막 page 다음에는 처음으로 돌아가, 단어 보고 뜻 말하기, 뜻 보고 단어 말하기, 표제어 보고 동의어 말하기를 테스트 형식으로 혼자서 반복했습니다. 첫 테스트 때는 몇 개 생각 안 나서 뭐 하는 짓인가 싶었지만(한 page 테스트 끝날 때마다 답 확인함), 이게 하나 둘 반복되니까 어느 순간 외워져 있더라구요. 여기에 가끔씩 mp파일을 돌리며 발음체크를 해주곤 했습니다.(발음을 못하는 단어는 이상하게 더 안 외워지는 경향이 있음!)
(+ 나중에 암기 효율을 높이고자 유사단어들을 그룹화한 파일을 만드려고도 했었지만 1~20DAY까지 제작한 후 지쳐 포기했음. 하지만, 그 덕에 1~20DAY까지는 교재 없이 빨리빨리 복습할 수 있었음.)
아무튼 이러고부터는 누적으로 했지만 전보다 매우 빠른 속도로 외워나가기 시작했습니다.(암기속도는 급작스럽다기보다는 점진적으로 빨라졌구요) 2주 후에 30DAY까지 독파하고 나머지 2주 후에는 60DAY까지 암기했습니다.(동의어 포함)
사실 뒤로 가면 갈수록 앞에서부터 탄탄히 암기해갔으면 반복되는 게 꽤 많습니다. 15DAY 이후부터는 반복되는 게 많아져서 실제 외우는 양이 조금씩 줄어들었어요. 그래서 이후로는 새로 보는 단어와 몰랐던 뜻 정도만 체크하면서 외웠습니다. 이렇게 2달을 꼬박 단어만 외우면서 누적으로 다 외우고 나니, 다시 돌릴 때는 간간히 까먹은 단어만 체크해도 되었습니다. 그래서 테스트를 병행하면서 7일에 2회독 5일에 3회독 3일에 4회독 마지막 2일에 5번째 돌리는 것으로 끝냈습니다!
마지막 한 달은 유사단어를 그룹화한 파일 만든다고 잉여 짓을 좀 많이 했죠..ㅋ;;외우는 게 귀찮아져서 일부러 생산적이고 싶어서 잉여 짓을 한 심리도 있지만..ㅋ단어는 이 이후로 정말 가~~끔 모르는 거만 띄엄띄엄 확인해보고 더 이상 안 봤습니다.
<리딩 시작! 스피킹&라이팅 지못..;;>
단어를 마치고 리딩 엑춸을 풀어봤는데, 한 지문당 3~6개 정도 틀렸어요. 특정 분야에만 사용하는 용어들이 많아서 독해하는데 좀 어려움을 겪긴 했지만, 지문과 동의어 문제의 단어 구성이 거의 초록이를 빼다 박은 것 같아서 단어가 리딩에선 진짜 중요하구나를 많이 느꼈습니다.
리딩은 대충 이러면 되겠지 란 막연한 생각과 함께, 스피킹과 라이팅을 챔스 베이직 오쌤과 은쌤 강의로 시작했어요. 오쌤 스피킹은 정말 유익했던 거 같아요! 발음 체크랑 기본 문법 등 여러모로 기본을 다지는데 좋았던 것 같아요. 그렇게 기본 인강을 1달 가량해서 듣고, 해커스 중급 단과 스피킹과 라이팅을 신청해서 들었죠~
중급이 베이직 다음 코스이길래 따라가는데 전혀 무리 없을 것이다라고?!생각했는데..해커스는 무지막지 하더라구요.;;
과제 량이..독립형 모범답안을 외우고, 응용 연습하고, 필사하고 동의어 외우고..또 통합형은 리스닝도 같이 나오는데 들리지 않으니 할 말도 없고..벌금은 왜이리 쎈지..2주일도 못 채우고 "이것은 나의 길이 아니다.."라고 환불하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한 달간 방황~~. 여제껏 미치도록 단어 외우고 인강 완강한다고 쓰뜨레스를 있는 대로 받았는데, 앞으로 갈 길이 막막하다 생각하니 더 이상 하고 싶지가 않았어요. 이미 체력도 바닥난 상태였었고..
그렇게..하긴 싫은데 안 하자니 내가 여제껏 뭐 한건가 싶기도 하고~부모님 설득해서 얻은 1년 휴학 동안 아무런 흔적 없으면 얼굴도 못 들고 다닐 것 같고..막상 책 잡으면 막막해서 할 의욕은 안 나고..이런 답도 없는 고민과 스트레스를 허송세월과 함께 보냈죠.
그러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결심을 하고 고향으로 내려가 부모님 얼굴 보면서 다시 책을 잡았습니다. 스터디도 새로 만들고, 중급 다니면서 받았던 자료를 넉넉한 시간을 두고 외워 나갔습니다. 학원에서 배운대로 스피킹은 시간 재어가며 연습했고~그렇게 하루 이틀 모이니 스피킹 독립형 모범 답안 외운 게 어느 정도 쌓여갔고, 라이팅 독립형 템플릿과 구조에도 익숙해져 갔습니다. 가끔 에세이도 쓸 수 있는 정도가 되었구요.(비록 4시간씩 걸리긴 했지만..)
<전 과목 시작!>
공부한지 꽤 된 것 같은데 여태까지 한 번도 시험을 안 쳤습니다. 너무 두려웠거든요~시험장에 가면 리딩만 풀고 리스닝 멘붕..스피킹 어버버..라이팅 템플릿만 적고 나올듯..한 느낌이 들어서 도저히 신청을 못하겠더라구요. 하지만 이 이상 미룬다한들 준비기간만 연장될 뿐 답이 없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한달 전 시험 등록을 해놓고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되는데까지 해보자는 심산으로 도전했습니다.
이제는 진짜 시험공부해야되니까 리딩, 리스닝, 스피킹, 라이팅을 매일 공부하는 걸로 스케줄을 잡았습니다. 리딩은 엑춸 계속풀고 엑춸단어 복습했고, 리스닝은 정규 교재로 누적하면서 들었어요. 스피킹은 독립형 답안 만들어 외우고 실전처럼 연습하는 걸 반복했고, 라이팅은 에세이 써보는걸로 했구요(매번 한 두시간씩은 걸렸던 걸로 기억).
리딩은 그나마 수월하다고 생각했는데, 리스닝은 자꾸 음소거 효과?가 나서 미쳐버리는 줄 알았어요! 소리는 들리는데 마치 들리지 않는 이상한??현상이라고나 할까요..그래도 연음이랑 단어-소리 매칭시키는 연습 좀 하니 나아졌어요.
ex) 웡트가 들리면 want or won't 니까 둘 중 맞는걸로 해석하는??(사실 두 단어가 같은 소리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지만;;) 하지만, 이런식으로 하니 자꾸만 한 템포 느린 해석이 되더라구요. 그래서 자꾸 뒷 문장을 못 듣는 그런 안 좋은 버릇이 생겼죠~그래도 한 동안 이런 바보 같은 방식으로 공부해나갔습니다. 이것이 최선이라 생각하며..ㅋ
스피킹과 라이팅은 내 머릿 속 소스로는 도저히 한계를 벗어나지 못할 것 같아서 정규 인강을 신청해 들었습니다. 이수련 쌤이랑 송원 쌤꺼 들었는데, 그때 당시 저에게는 완전 신세계였어요!! 최소한으로 외운 것을 어디든 응용해서 쓰는 방식이 너무 저에게 한줄기 빛과 같이 느껴졌기에 열심히 외우고 또 외웠습니다. 묘한 것이 스피킹에서 외운 걸 라이팅에서도 쓰고 라이팅에서 외운 걸 스피킹에서도 쓸 수 있었기에 두 섹션의 시너지 효과를 몸소 체험할 수 있었어요.
드디어 첫 시험! 10.28
의외의 결과??로 기분이 좋았습니다. 60점대를 예상했었는데 '23 17 15 20 = 75'가 나와서 자신감을 좀 얻었었죠.
사실 시험은 리딩을 제외하고는 멘붕이였거든요. 리스닝을 푸는데 한 번도 실전처럼 해본 적이 없어서 10분 주어지는 시간이 한 지문 당인 줄 알고 첫 컨버에 여유롭게 5분을 썼는데, 이런..! 1set 당 이였죠..
들리지도 않는 렉쳐를 5분 안에 푼다는 건 거의 신의 자비가 없으면 불가능했고, 하느님 부처님 천지신명님들의 기를 모아 '아닌 것 같은 것 가려내기 기술'로 렉쳐를 몽땅! 찍고 나왔죠;;
스피킹도 독립형만 공부해간지라..통합형은 템플릿에 들었던 한 두 문장 정도만 어버버거리며 얘기해주고 독립형 마저도 선생님의 이것만 하면 된다는 가르침에 따라 갔다가..생전 처음 보는 질문에 당황해 15초 창작해낸 두 문장짜리 답안으로 시원하게 텅 비우고 나왔습니다!
라이팅도 초인적인 힘을 빌려 280자 채우고(응용 안 되서 모델에세이 적용 못함)..통합형은 템플릿과 리딩+교수로 빙의한 나의 답안으로 채우고 나왔습니다.
시험장을 나올 때 그 동안 헛 공부했다는 후회감과 앞으로 어떻게 공부해야겠다는 확실한 감명을 느끼며 집으로 돌아갔죠~
<재 도전과 절망~>
시험 후 바로 재 응시를 했고 피곤한 나의 육체를 격려하며 수정된 계획표를 짰어요. 실전에 쓸 수 있게 공부해야한다!
그리고 시험 시간이 너무 길다고 느꼈기에 그에 따른 집중할 수 있는 지구력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쉬는 시간을 대폭 줄이고 오래 책상 앞에서 공부하는 패턴으로 바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