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짧다면 짧지만 힘들었던 부분들을 생각해보면 정말 길게 느껴지기도 했던 미국 유학 생활 내내 도와주시고 희망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앞에 수기들을 읽어보면 지금 제가 글을 여는 멘트와 비슷한 멘트로 글을 시작하신 분들이 계셨는데 정말 매번 읽을 때마다 뭉클했던 것 같습니다. 유학생으로서 이곳에 글을 올린다는 것이 조금은 용기가 필요한 작업이었을텐데 덕분에 저도 많은 용기와 힘을 얻었던 것 같습니다. 이 게시판에 그동안 포스팅/댓글 남겨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한 저도, 누군가에게 아주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설렘의 마음을 담아 이 포스팅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대학교를 다니면서 사실 처음부터 편입 생각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니는 학교도 제게는 정말 좋은 학교였고 교수님들도 훌륭하시고 친절하신 분들이 많았지만 개인적인 꿈이 있어서 편입을 우선적인 목표로 잡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일찍 확고한 목표를 갖고 있었던 것이 편입 자체에 꽤나 유리하게 작용했던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수강신청을 할 때 Grade Distribution과 RateMyProfessor 등을 이용해서 최대한 유리한 과목을 선정하였고 어떤 어려운 과목도 무조건 A가 아니면 안된다는 마인드로 (마치 배수진을 친 것처럼 죽기살기로) 듣기 위해서 스스로를 더 채찍질 하며 공부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교내 Activity를 그다지 적극적으로 하고 싶어하진 않았는데 우연히 아는 분이 tryout을 해보는 것을 권유해주셔서 기적적으로 높은 경쟁률을 뚫고 학교 대표 게임단에 들어가는데 성공했고 결국 National Champion을 달성하게 되어 이 또한 합격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게임이건 언어건 뭐건 자신이 잘하는 분야가 있으면 도전해보는 것이 역시 중요한 것 같습니다. Resume를 정리 할 때는 예전 UPenn에 다니던 아는 분이 도와주셨던 템플릿에 맞추어서 했습니다. 아무리 좋은 recognition을 가지고 있어도 그걸 resume 등에 비주얼적으로 얼마나 깔끔하고 세련되게 잘 표현했느냐가 더욱 중요하다는 식의 말을 그 분께서 해주셨는데 정말 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추천서 때문에 꼭 의도적으로 그런 것은 아니지만 교수님들과 친하게 지내려고 노력하였습니다. 그리고 친하게 지내려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역시나 성적이 교수님들과의 관계에서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열심히해서 지속적으로 시험을 잘보거나 좋은 class rank를 유지하면 똑같이 말을 걸어도 좀 더 편하게 자신감있게 말을 걸 수 있는 것 같고 교수님들 또한 대부분 더 신경써주시게 되기 마련이니까요. 편입을 준비중이신 분들이 계시다면 우선 듣는 수업중 가장 괜찮은 교수님 두 분 정도를 찜한 후 해당과목에서 모르는 부분이 생기면 자주자주 찾아가서 여쭤보기도 하고 그러면서 친해지면 감사의 마음을 담아 한국에서 산 기념품이나 펜 등으로 작은 선물도 드려보고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높은 레벨의 대학일수록 추천서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하니 교수님과의 친분+아카데믹한 강점을 교수님께 어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참고로 저는 아직 추천서를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교수님과의 관계가 좋았고 성적도 최대한 잘 받았기 때문에 꽤나 긍정적인 기대를 하며 추천서를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시험에 있어서는 옛날에 본 토플이 expire되서 내지 못했고 급하게 본 ACT를 제출했습니다. 조금 더 높았어도 좋았겠지만 개인적으로 급하게 봐서 낸 점수라 꽤나 만족했던 것 같습니다. SAT를 보지 않은 이유는 ACT에 수학, 과학 두가지 이과 과목이 포함되어 있어서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다닌만큼 영어가 미국인들에 비해 약한 제게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되어서 입니다. 그리고 ACT의 English 영역은 미국 대학에서 Composition 1 정도 듣고 풀면 확실히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저랑 비슷한 분들은 ACT에 도전하세요.
에세이에 관해서도 간략하게 말씀드리자면 혼자서 쓴 후 부모님과 여러번 함께 고쳤습니다. 제가 살아가며 겪어 왔던 어려움들과 그것들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나온 진정성+편입하고 싶은 이유(desire for a healthy academic challenge)를 글에 녹여내기 위해서 노력했고 보다 세련된 영어적 표현을 위해서 에세이를 질리도록 보며 고민했고 부모님과 대화했던 것 같습니다. 끝으로 제출하기 직전에 영어 교수님께 한 번 읽어봐달라고 부탁드렸는데 두어개의 단어 이외에는 딱히 feedback이 없으셔서 처음에는 좀 당황스러웠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만큼 손 볼 곳 없는 괜찮은 에세이가 나온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어드미션 포스팅을 읽다가 "내가 전하고 싶은 메세지를 배배꼬지 말고 단도직입적으로 에세이에 담아라"는 내용을 본 적이 있었는데 영어가 아주아주 유창한 경우가 아닌이상 메세지가 직접적으로 드러나도록 알기 쉽게 쓰는 편이 더 나은 것 같습니다.
처음으로 에모리에서 합격증이 왔을 때 기쁘고 감사한 마음에 밤잠을 못 이루었던 기억이 납니다. 솔직히 말해서 학기중에 시험 공부하면서 에세이를 고치고 추천서를 받아내고 이것저것 서류가 학교들에 잘 도착했는지 확인하고 하는 작업이 정말정말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고 frustrating 했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이 기간에는 너무 힘이 들어 아무와도 말을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학교 친구들에게 결과도 안나왔는데 나 편입간다고 말할 수도 없는 것이고 말이죠. 거기에다가 결과 발표 예상 날짜가 되도 결과 나오지 않아서 한참을 더 기다려야 했을 때는 마치 두번 째 입시를 치루는 것처럼 커다란 인내심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그 인내가 결국 열매를 맺어서 그 달콤한 열매를 입 안 가득 느낄 수 있게 되었을 때 그간의 모든 힘들었던 시간들이 한 알의 진주가 되어 제 마음에 남게 되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내적으로 제 자신이 한 단계 더 강해지고 업그레이드 되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한 모든 편입생들에게 뜨거운 축하의 박수를, 그리고 앞으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는 모든 선/후배님들께 가슴 설레는 응원을 전합니다. 해커스 다른 게시판에 가보면 어떤 분들은 편입생들보고 CC에서 편입했다 뭐다 하며 깎아내리시기도 하지만 편입을 치뤄 본 저로서는 오히려 그분들이야 말로 남들은 해 볼 수 없는 또 한 번의 어려운 도전을 이겨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편입을 한다는 것 자체가 많은 인내와 기다림, 그리고 철저함을 요구하니까요. 긴 글 시간내서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혹시라도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댓글로 남겨주시면 제가 답해드릴 수 있는 범위에서 하나하나 답변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유학생, 유학준비생분들 모두모두 힘내세요, 화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