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즈미르에서 유럽까지]_#40_가우디 대성당: 가우디가 진정으로 높이 세우고 싶었던 것은
꼭 예약해야 하는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 입장권
흔히 가우디 대성당이라고 불리는 이 대성당의 정식 명칭은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입니다. 안토니오 가우디의 평생의 역작이자 1882년부터 지금까지 건축되고 있는 세계적인 명소입니다. 보통 1882년이라고 말하면 잘 실감하지 못합니다. 그때 한국은 임오군란이 발생하던 때였습니다. 정말 오래전 시작되었던 공사입니다.
▲ 가우디 대성당(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대성당을 편안하게 둘러보기 위해서는 홈페이지에서 예약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도 같이 신청 가능합니다. 그러지 않고 그냥 간다면 들어가기 정말 어렵습니다. 금액이 적지 않지만 원활한 관광을 위해 꼭 예약하기를 추천합니다.
가우디 성당을 무엇을 위해 지어졌는가
아직도 짓고 있는 대성당 외에는 가우디의 독실한 신앙심, 자연 친화적인 건축기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고 잘 알려져 있습니다. 고우해커스 게시판에서도 몇 번 다루어졌던 주제입니다. 솔방울 같은 외형, 나무의 형상을 반영한 내부 기둥,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는 오디오 가이드를 통해서도, 백과사전을 통해서도 쉽게 알 수 있어서 굳이 자세히 다루지는 않겠습니다. 대신 저는 가우디가 젊은 날에는 그다지 신앙심이 깊지 않았지만, 나이가 들며 신실해졌다는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가우디는 왜 굳이 바르셀로나에 높은 성당을 짓고자 했을까요.
이 답을 얻기 위해 스페인을 이해해야 합니다. 저는 꾸준히 유럽 첫 패권국이었던 스페인이 쇠락하면서 혼란스러운 정치 상황을 겪었음을 언급했습니다. 더불어 스페인이 지방색이 강하고, 동군연합(同君聯合)으로 형성된 국가라는 점도 강조해왔습니다. 스페인 내전 때에도 스페인의 인민전선도 스탈린주의, 트로츠키주의자, 무정부주의자가 혼재된 상태였고, 왕당파도 군부, 가톨릭이 뒤얽혀 명확하게 그 세를 구분하기가 힘듭니다.
그래도 거칠게 나누어보자면 마드리드 일대 톨레도의 알카사르에서 끝까지 항전했던 국민군(군부 주도의 반란군), 바르셀로나를 거점으로 활동한 인민전선과 국제 여단으로 나누어볼 수 있겠습니다. 오늘날 레알 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의 경쟁은 이와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이처럼 오랜 시기 스페인에서 가장 세속적이고 급진적인 지역이 바로 바르셀로나였고, 스페인 내전 때에도 바르셀로나가 인민전선의 주요 도시였습니다.
한 예술가의 참회와 신앙, 그리고 헌신
▲ 수난의 파사드: 예수의 수난이 묘사한 조각
▲ 다양한 언어로 새겨진 주기도문
▲ 내부 스테인드글라스
그래서 가우디가 세속적인 바르셀로나에 가우디 대성당을 세웠습니다. 가톨릭을 신실하게 믿었던 가우디는 자신의 재능을 최대한 발휘하여 대규모의 성당을 헌정하고자 했던 것입니다. 한국어로는 속죄의 성가정 대성으로 성가정은 예수, 성모 마리아와 그의 남편 요셉을 이르는 말입니다. 이외에도 성경의 12제자도 조각되어 있습니다. 예수가 마태복음에서 직접 가르친 기도문인 주기도문도 여러 언어로 새겨져 있기도 합니다. 동쪽에 있는 푸른색의 스테인드글라스는 탄생을 서쪽의 붉은 스페인드글라스는 죽음을 의미합니다.
▲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를 묘사한 조각
▲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내부에 설치된 기둥
자연 친화적인 건축기법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나무처럼 직선이 아닌 여러 방향으로 뻗은 기둥 모양을 고안하면서 안전하게 하중을 지탱하는 것은 물론 시각적인 미도 더했습니다. 동쪽에 있는 푸른색의 스테인드글라스는 탄생을 서쪽의 붉은 스페인드글라스는 죽음을 의미합니다.
▲ 가우디 대성당 탑에서 찍은 사진
가우디 대성당 탑도 올라갈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예약할 때 같이 신청할 수 있습니다. 발급된 표를 인쇄하여 가져간 후, 엘리베이터 앞에 있는 직원에게 보여주면 위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탑에서 아래를 내다보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 공사에 참여한 노동자들의 자녀를 위해 설립된 학교
이 외에 제가 가장 인상 깊게 살펴보았던 것은 성당노동자들을 위한 학교였습니다. 장기간 공사를 진행하다 보면 인부들도 공사에 매진할 수밖에 없습니다. 가우디 대성당 관람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면 보이는 작은 건물이 바로 학교 건물입니다.
▲ 가우디에 대한 자료를 전시하고 있는 박물관
가우디 대성당은 유명하지만, 정작 가우디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그래서 대성당을 살펴본 후 별도로 마련된 전시실을 꼼꼼하게 둘러보았습니다. 가우디의 일생과 그의 예술에 대해서 잘 정리해두었습니다. 꼭 예약하고 오디오 가이드를 이용하여 느긋하게 감상하시기를 바랍니다. 덧붙여 성경에 대해 간략하게 공부하고 간다면 더욱 의미있는 관람이 될 것입니다. 미처 올리지 못한 사진을 마지막으로 올리면서 바르셀로나 여행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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