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10/29 시험 점수 뜬 김에 후기 올립니다. 2주 동안 벼락치기 독학해서 109점 받았습니다. 혼자서 토플 준비하는 2주 동안 너무 막막했는데 이 사이트에서 도움을 많이 받아서요. 지난 2주간 공부한 방법을 간단하게 써 보았습니다. 일단 총점 109점의 영역 별 점수는 아래와 같고요.
Reading 26 / Listening 29 / Speaking 26 / Writing 28
먼저 이전에 토플 준비, 응시해 본 경험을 말씀드리자면, 6년 전 학부 때 두어 달 정도 독학해서 95점 받은 적 있습니다. 영역 별 점수는 자세히 기억 안 나지만 리스닝 20점이었던 건 똑똑히 기억나고요. 전 영역에서 10점대 점수가 없었던 것도 확실하니 대충 리딩 26, 스피킹 23, 라이팅 26이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그때는 리스닝이 많이 약했기 때문에 라이팅 통합형은 fair, 독립형은 good 떴던 것도 기억나네요.
리스닝: 최근 2-3년 들어 미드나 유튜브 영상을 무자막으로 꾸준히 시청해서 듣기 실력 자체가 올라 있었어요(6년 전에도 미드는 주구장창 봤는데 다 한글자막으로..). 이번 2주 동안은 해커스 액츄얼 테스트 책을 포함하여 실전 수준 모의고사 10 세트를 혼자 풀고 틀린 문제 점검하는 식으로 공부했습니다. 아참, 더미 문제 때는 1도 안 듣고 그냥 제 맘대로 C,
D, A, B 이런 식으로 찍었는데 29점 나온 거 봐서 전혀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아요. 저는 시험 일주일 전에 이것 때문에 좀 걱정했었거든요.
리딩: 이번에 토플 2주 벼락치기 하기 바로 직전까지 GRE 공부에 올인하느라 독해 실력과 어휘 수준의 물이 많이 올라있는 상태였습니다. 안 그래도 대학원 다니면서 영어 원서를 많이 읽었는데, GRE 공부 덕분에 어휘까지 완전 통달했으니 토플에서는 리딩이 제일 자신 있는 분야였어요. 문제는.. 이 자신감 때문에 너무 안일해져서 이번 토플에서는 준비를 제대로 안 했더니 26점이 떴습니다. 시험 이틀 전에 모의고사 2세트 정도만 대충 풀어보고 갔는데요. 실전 시험에서 문제 유형과 시간 안배에 익숙하지 않아 생각보다 많이 틀린 것 같아요. 리딩에 자신 있으신 분들이더라도 실전 수준 문제집 한두 권 정도는 충실히 풀어보고 가셨으면 합니다.
스피킹과 라이팅은 아래에 더 자세히 적겠습니다.
<스피킹 26점> 독립형 fair, 통합형은 둘 다 good
1. 첫째주: 독립형만 연습
- 발음과 인토네이션은 최근 2-3년 간 취미 삼아 녹음해서 자가 교정한 덕에 좋은 편. 영어권 국가 거주경험은 없음.
- 인터넷 블로그에서 독립형 기출 문제 100개 가지고 답변 템플릿을 10개 정도 만들어 외웠음. 좋아하는 영화, 음식, 책 등. 취미 생활로 1년 조금 넘게 필리핀 스카이프 영어 서비스 이용 중이라 이 선생님한테 첨삭받은 문장으로 암기.
- 토플 대비 1주일 동안 하루 30분씩 스카이프 회화 수업에서 연습한 것: 1. 내가 외운 템플릿으로 다른 문제들도 돌려막기 / 2. 돌려막기가 안 되는 문제는 빠르게 근거 2개, 예시 2개 생각하기
- 더 이상 음식, 책, 영화 같은 문제를 출제하지 않는 것 같기 때문에 이런 문제에 에너지를 쏟은 게 조금 아까움. 그나마 이렇게 외우고 훈련을 한 덕에 시험 현장에서 근거와 예시가 생각이라도 났다고 위안 중.
- 최신 기출 문제는 학원이나 인강에서 받을 수 있는 듯. 여기에 근거하여 템플릿 만들어 달달달 외우는 걸 추천.
2. 둘째주: 스피킹 통합형과 병행
- 해커스 정규책 모의고사 3개(진단/액츄얼 2개) 포함하여 모의고사를 총 10세트 정도 풀었음
- 20분 동안 시험이라고 생각하고 1번부터 6번까지 순서에 따라 시간 제한 걸어 놓고 스피커에 대고 혼자 응답함. 처음에는 당연히 버벅 대고 답변 구조도 엉망이었음.
- 통합형 문제도 템플릿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아 해커스 스피킹 정규책에 있는 모범답안을 통째로 문제 별로 1개씩, 총 4개를 암기했음. 실제 시험에서는 토픽이 다르게 나오기 때문에 이때 외운 걸 써먹을 순 없지만 최소한 구조와 접속 문장들(e.g. According to the reading, ~ / The professor explains this by giving two examples) 습득. 무슨 얘기할 지 몰라 당황할 때 달달 암기한 접속 문장들이 심신을 안정시켜주는 역할을 함.
- 또한 스피킹 응답 시 유창성보다 구조가 더 중요한 것 같음. 서론 1문장, 첫째 근거 1문장, 첫째 예시 1문장, 둘째 근거.. 이런 공식에 따라 시간 관리하며 답변하는 훈련을 한 덕에 구조를 완벽히 갖출 수 있었고, 이게 good을 받은 비결이 아닌가 생각됨. 말도 진짜 천천히 했고 이 공식에만 충실했을 뿐 60초 간 총 6문장 정도밖에 얘기 안 했기 때문에..
- 통합형 문제 듣기 시 노트테이킹 대단히 중요. 위 구조에 맞춰 필기하면서 가능하면 문장 단위로 받아 적었음. 구나 단어로만 적어 놓으면 답변할 때 즉석에서 문장 만들기가 안 돼서 버벅대기 십상. 응답 시 노트테이킹한 문장을 또렷또렷, 인토네이션과 발음 살려서 천천히 읽어 주는 것으로 충분.
- 스카이프 수업에서는 내 답변에 대한 피드백과 구체적인 표현에 대한 첨삭을 받음. 예를 들어 내가 중요한 사실을 말을 못하고 넘어갔거나 한 예시에서 시간을 너무 많이 사용한 경우. 또는 말할 거 다 말하고도 7~10초가 남을 때도 있었는데 그 경우 당황하지 않고 맺음말 문장 하는 훈련도.
- 이렇게 해서 모의고사 한 세트당 혼자 연습 + 스카이프 회화로 선생님한테 들려주는 연습 = 똑같은 문제를 두 번씩 풀어 봄. 유난히 버벅대거나 감을 못 잡은 문제는 선생님한테 한 차례 더 답변. 표현상 문법 실수나 발음도 교정 받았으므로 교정받은 문장을 통으로 암기하는 연습까지 했으면 더 좋았을 듯.
- 모의고사는 하루에 두 세트씩 풀고 30분짜리 스카이프 수업도 두 번씩 했음. 혼자 녹음해서 자가진단하는 것도 방법인데 저는 강제성이 필요해서.. 연습하는 횟수가 많아질수록 구조 익히기, 노트테이킹 문장 단위로 받아적기가 가능해졌어요. 토플은 그냥 양치기인 것 같아요.
<라이팅 28점> 통합형, 독립형 모두 good.
- 6년 전 학부 때 약 한 달 간 토플 독립형을 1일 1편씩 써 보고 스터디원들과 상호첨삭해 본 경험이 있음(해커스 정규책 맨 뒤 에세이 부분 참조하여 작성).
- 이때 훈련된 것: 주제문을 여러 문장으로 paraphrasing하기, 짧은 시간 내에 구체적인 근거와 예시를 (지어내서라도) 2개씩 생각하기. 그렇게 생각한 근거과 예시들이 off-topic 나지 않도록 주어진 토픽을 계속 염두에 두며 답안 작성하기. 이때 충분히 훈련 했다는 생각에 이번에는 굳이 연습하지 않았음.
- 9-10월에 GRE 작문을 시간 재고 연습하면서 25분 안에 400단어 이상 쓰는 훈련을 함 + 스터디원들과 상호첨삭.
- 토플 대비를 위해서 첨삭은 따로 받아 보지 않았으나 문법적 실수를 자주 하는 편이라면 grammarly, 고우해커스 첨삭서비스(무료였던 듯), 스터디 조직해서 상호첨삭 등을 하는 것을 권장.
- 시험 당일 현장에서: 최대한 구체적인 예시를 들면서 내 근거를 진술할 때 토픽 주제문과 반복 대조하여 off-topic을 피하고자 했음. 이번 토픽 답안을 얘기하자면, “어떤 문제를 해결할 때 개인의 경험이나 지식에 근거하냐, 주변 충고를 받아야 하냐”에서
- 전자를 찬성하면서 첫째 근거: 개인이 자신의 경험과 지식에 가장 정통하므로 가장 좋은 방법으로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다. 예시: 내가 학부 졸업 후 취직할 것이냐 대학원 갈 것이냐의 ‘문제 해결이 필요'했는데, 학부 때 경험을 반추해 본 결과 내가 공부할 때 가장 생산력 있고 만족스러웠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덕분에 대학원이라는 최선의 선택을 내릴 수 있었다. 남들의 조언을 구했더라면 그들은 나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내 문제에 대한 최선의 해결'을 해 주지 못했을 것.
- 둘째 근거: 남들의 조언은 틀릴 수도 있고 나에게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예시: 내 대학원 동료가 석사 논문을 어떤 주제로 쓸 것인가라는 ‘문제'에 대해 지도교수에게 조언을 구해서 동아시아의 정치적 역학관계에 쓰라는 조언을 받았다. 그런데 이것과 관련하여 별로 연구된 바가 없어서 내 친구는 논문을 완성하는 데 꽤나 애를 먹었다. 지도교수의 개인적 관심에 따른 조언이었기 때문에 내 친구에게 맞지 않았던 것이다. 그가 자신의 경험이나 지식에 따라 토픽 고르기라는 자신의 '문제를 해결'했더라면 좋았을텐데..(근데 여기서 1~2점 깎인 느낌.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동아시아의 정치적 역학관계가 선행연구가 없을 리 없음 ㅋㅋ 채점관이 잘 모를 법한 분야, 예컨대 동아시아의 정치적 역학 관계에 따른 젠더 구조의 변화, 이런 식으로 더 파고 들어갔어야 했는데.. 창 닫히기 몇 초 전에야 생각나서 후회했음 ㅠㅠ).
아무튼 저는 이렇게 준비했습니다. 리딩과 스피킹에서 28점 이상 못 받은 게 너무 아쉬워서요. 다시 준비하라면
리딩은 사전에 모의고사 여러 세트, 많이 풀어보기, 스피킹은 독립형 good
나오도록 최신 기출 문제 구해다가 템플릿 만들어 연습하기, 이렇게 할 것 같아요. 책, 영화, 음식 이런
걸로 템플릿 만들어다가 줄줄 암기한 거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아깝네요. 다른 분들은 모두 후회 없을
만큼 잘 준비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