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 막바지에 접어든 5년차 유학생입니다. 천운이 따랐는지 정말 너무 좋은 지도교수님을 만나서 즐겁게 학교생활을 해왔는데, 문제는 제가 일을 받아서 하는 어시스턴트쉽 교수님입니다. (학교 시스템이 좀 특이해요. 학교 전체에서 학생들에게 펀딩을 미리 몇년에 얼마 이렇게 정해 주고 교수님들이 그거에 맞춰서 박사생 요청해서 같이 일하는 시스템입니다. 그래서 지도교수랑 일 교수님이 거의 다 달라요)
저의 전공과는 사뭇다른 테크 관련 잡일들을 맡아서 하게되었어요. 예를 들면 홈페이지 업데이트, 홍보 비디오 에디팅, 이메일 답신 같은거요. 제가 얕은 지식으로 이거저거 가볍게 다룰줄 알다보니 점점 요청하는 일의 종류가 늘어만 가고있습니다. 물론 총 일하는 시간은 정해져있으니 더 일하고 이런건 없지만 하나의 일을 10시간 하는거랑 20개의 일을 몇십분 단위로 쪼개서 하는건 신경써야하는 정도가 다르더군요.
제가 올해로 어시스턴트쉽 받으며 일하는건 마지막이니까 슬슬 저 졸업하기 전에 새로 사람 뽑아서 이 많은 일들을 인수인계 해나가야하지 않겠습니까... 라고 물어봤더니 (한학기 인수인계로 될 일의 잡다함이 아니라서요) 교수님이 "왜?" 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러면서 하시는 말이 "난 너 졸업하면 잡오퍼 줄생각이야. 그럼 니가 계속 우리랑 같이 일할수있잖어" 라고 하시는거에요. 음... 전혀!!! 전혀!!! 기쁘지 않았어요. 저랑 전공도 다르고 무엇보다 아무 생산성없는 잡일 하려고 박사따는게 아닌데 너무 당연하게 제가 그 오퍼를 받아들일거라고 생각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그럼 제 전공관련 티칭도 할수있다는 말인가요?" 라고 했더니 "아니 지금 우리랑 하는거 계속 하는거지"라고.....
다음주 미팅때 확실히 말씀드릴 생각입니다. 전공관련 티칭 풀타임 알아보는거지 전공과 상관없는 일 할 생각없다고요. 찍혀봐야 일년 고생밖에 더하겠습니까. 그래도 당황스럽습니다. 지도교수님도 그얘기 듣더니 어이없어 하시고요. 굉장히 생각없고 예의 없는 발언이라고 하시며 분개하셨습니다. 허허허 황당해서 어딘가에 털어놓고 싶어서 끄적여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