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공대생이기 때문에 내용이 공대에 한정될 수 있고
학교마다 학과마다 상황이 다를 수 있음을 먼저 밝힙니다.
그리고 제 생각일뿐 절대 답이될 수 없는 것도 인정합니다.
펀드없이 어드미션을 받으셨다면
1. 보통 학과에 한국인 교수님이 한두분씩 계실 수 있는데 이 분들은 고급 정보를 가지고 있습니다. 최대한 활용하세요.
제가 강력하게 추천해드리는 방법은 메일로 미리 연락을 드린 후 직접 통화하세요.
그리고 정중하게 여러가지 돌아가는 상황에 대해 여쭤보세요.
그 분들 답변은 대체로 포멀하겠지만 적어도 몇가지는 한국 학생에게만 줄 수 있는 그런 정보를 주실수도 있습니다.
2. 과 사무실 사람들을 보면 어드미션 프로세스 진행하는 세크리테리도 있고 재정 담당하는 사람도 있는데 메일을 보내
펀드, 어드미션 등에 관련된 정보를 구하세요. 예로 들어 내가 받은 어드미션 조건이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서
어느 정도에 해당되는지, 지도교수 정하는 프로세스가 어떻게 되는지, 다른 어드미션 받은 학생들은 지도교수를 이미 정한 것인지,
몇 퍼센트의 학생들이 RA, TA를 받고 있는지 등등.. 단, 입학시즌에는 과사 사람들이 스트레스 상태에 놓여있기 때문에
장문의 이메일은 좋지 않을 것 같습니다.
3. 과사 세크리테리 말을 너무 믿지 마세요. 세크리테리는 교수들 틈사이에서 입학 프로세스를 담당하고 있는데
어드미션 받았던 학생들로부터의 decline은 결국 세크리테리 자신을 괴롭히는 큰 장애물이 되기 때문에
어떤 이유에서든지 학생을 자극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학생에게 decline을 유도할 수 있는 부정적인 정보를 주지 않습니다.
가끔씩 이메일을 보냈을 때 답장에 애매모호한 말이나 긍정적인 뉘앙스가 많이 있을 수 있는데 이를 그대로 믿지 마세요.
틀린 얘기는 아니겠지만 다른 부정적인 정보는 한번 걸러졌다고 봐야됩니다.
4. 자기 전공분야나 하고 싶었던 분야에 너무 연연하지 마세요. 처음 교수 컨택할 때 자기가 관심있는 분야를 먼저 보는데
펀드를 구하기로 작정을 했으면 어느 교수가 펀드를 가지고 있는지에 집중하세요. 연구분야 그거 별 것 아닙니다.
뭐 사람에 따라 다를 수도 있겠지만 전혀 관심없었던 분야나 자신없는 분야도 하다 보면 재미있어지고
이게 내 평생 밥 벌이가 될 수 있습니다.
5. Assistant 교수를 잘 컨택하세요. 저 같은 경우에는 과 동기들이 지도교수를 잡을 때 가장 기피했던 대상이
막 부임한 조교수였습니다. 테뉴가 보장되지 않아서 좀 불안한 점도 없진 않으나 그래도 지도교수,
펀드가 없는 것보다는 낫다고 봅니다. 그 교수님들은 의외로 펀드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에서 주는 씨드펀드가 있을 수도 있고 과제를 막 따온 경우도 있습니다. 단, 과의 테뉴 심사와 관련된
구체적인 통계 정보 (몇 퍼센트 테뉴 받는지)를 구하는 것은 님의 능력에 달렸습니다.
저희같은 경우에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테뉴심사 다 통과하는 것 같습니다.
6. TA, RA를 알아볼 때 다른 과 교수도 알아보세요. 저도 그렇지만 한정된 시야를 넓힐 필요도 있습니다.
미국에서 학기를 시작하셨든 아니면 아직 한국에서 교수를 컨택하고 계셨든 자기 과에만 매달리지 마세요.
같은 공대생이라면 몇 과목 정도는 서로 비슷한 과목으로 배워왔고 전공이 틀리다고 할지라도
조금 더 공부해서 얼마든지 다른 과 TA를 어플라이해볼 수 있습니다. 아는 사람은 이게 얼마나 빈번한지를 알고 있지만
모르는 사람들은 정말 모릅니다. 또 요즘은 다학재간 연구가 활성화되어 있어서 얼마든지 부분 또는 전체
RA를 다른 과 교수한테서 구할 수도 있습니다. 뜻하는 곳에 길이 있습니다. 단지 그 길이 자기과를 조금 벗어날 수도 있습니다.
재정지원 받고 못받고는 정말 종이 한장 차이입니다.
저는 운이 많이 좋아서 적어도 지금까지는 펀드 걱정하지 않고 지내고 있지만
펀드받는 분들이 정말 뛰어나서 그것 하나만으로 그랬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느 것이 답이 될 수 없고 정말 열심히 공부하지만 잘 안풀리는 경우도 많이 봤습니다.
다만 펀드없는 어드미션을 진지하게 고려해봐야 된다는 다른 분들의 진심이 포함돼었을 수도
있는 충고는 잘 새겨들어야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