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미국 ph.d 과정 준비 중인 화공과
학생입니다.
유학을 준비하면서 9월 28일에 생애 첫 토플을
치렀는데 운이 좋게도 원하는
점수가 나와주었습니다.
여기 계신 많은 분들처럼 해외 거주 경험 없이 한국에서 오랜 시간 동안 학원의 도움을
받거나 스스로 공부했기 때문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공부 기간은 7~8월 2개월이었으며 강남 해커스에서 정규반을 수강했습니다. 다른 공인 영어 시험 점수가 전무하여 기존 영어 실력을 정확하게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고려대학교 신입생
영어시험에서 상위 5% 정도 성적을 받았고
해커스 학원에 등록하기 전에 치른 배치고사에서는 R/C 88%, L/C 78%, 문법 90%의 정답률을 받았습니다. (배치고사 구체적인 점수는
학원 측에 전화를 하니 알려주었습니다.)
* R/C
R/C에서 가장 기본은 어휘라고 생각합니다. 뉴토플로 바뀌면서 어휘 문제의
수가 줄어들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지문 당 1~3개 단어 문제가
나오는 만큼 기본이 탄탄한
어휘는 시간 단축에도 도움이
되고 무엇보다 독해의 기본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초록색 어휘 책으로
단어를 외웠으며, 헷갈리는 단어들은 개인적으로 따로 정리했습니다. 예컨대 ingenuous와 ingenious 등과 같이 혼동하기 쉬운 단어들은 따로 신경써서 많이 공부했습니다.
토플 R/C 공부 방법을 고민하던 중 외국인
유튜버의 영상을 우연히 접한 적이 있습니다.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맞은 그 스트리머가 얘기해준 내용 중에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문장 삽입, 요약 문제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문제들은 답의 근거가
한 개의 문장 안에 있다고 한 것이었습니다. 헷갈린다고 하여 문단 전체에서 이 문장 저 문장으로 왔다갔다 하면서
문제를 풀려고 하다보면 오히려
오답을 체크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습니다.
이 얘기를 듣고 난 이후에는 fact
문제,
inference 문제 등은 최대한
답의 근거 문장을 찾아보려는 노력을 했습니다.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높은 유형은 paraphrasing, sentence insertion, summary라고 생각합니다. Paraphrasing 문제에서는 주절과
종속절을 명확하게 구분하여 핵심 정보를 3개 정도 찾아서 노트 테이킹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핵심 정보를 3개 정도 찾은 후 그 핵심 정보들이 어떠한
논리 관계 (대조, 양보, 나열, 부연 등)를 가지고
있는지를 파악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다른 어떠한
문제들보다도 노트테이킹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Sentence insertion 문제의
경우에는 논리적 관계와 흐름이
굉장히 중요한데 사실 이러한
문장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지문에서는 대명사나 transition words를 힌트로
많이 제공합니다. 예컨대 넣어야 하는 문장 앞에 others라는 단어가 있다면
문단에서
some이라는 단어가 있는지 살펴보면 더욱 수월합니다. 또한 이미 언급된 내용을 다시 재진술할 때는 정관사 the를 쓰기 때문에 이것 역시 좋은 힌트가 됩니다. 앞에서 New York이라고 했다면 뒤에서는 the city로 받을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Summary 문제는 3개의 중요한 정보를 찾는 것이 중요한데 이때 summary에 들어가야 할 내용들은 본론1, 본론2, 본론3에 해당하는 내용입니다. 서론이나 결론 내용은
summary의 답이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글의 구조를 파악하여 어디가 본론이고 어디가
서론/결론인지를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이 부분은 박보라
선생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글을 처음부터 막연히 읽지 말고 글의 제목과 Summary 문제에서 주어지는 Intro 문장을 항상 먼저 읽고 지문에 접근하라고 하셨습니다. 글의 제목과 Summary Intro 문장을 먼저 읽고 들어가면 글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대충 감을 잡을 수 있는 때가 많기 때문에 도움이 많이 됩니다.
* L/C
제가 가장 어렵게 느꼈던 영역은 L/C 였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L/C가 많이 약했기도 했고, 공부 투자 시간도 R/C에 비해서 많이 부족했습니다. L/C는 김동현 선생님의 강의를 통해서 정말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L/C를 제대로 공부하려면 원래 지문 전체를 shadowing하고 echoing해야 한다고 들었지만 사실상 시간이 부족했었기 때문에 선생님께서 골라주신 듣기 난이도가 어려운 문장들만을 위주로 shadowing 했습니다. 시간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저에게 있어서 굉장히 효율적인 방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처음 토플 L/C를 접했을 때는 막연히 듣는 모든 내용을 노트테이킹하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Lecture 하나만 들어도 A4 용지를 한 쪽 가까이 쓰는 일들이 빈번했습니다. 그런데 김동현 선생님의 강의를 듣고 난 후부터는 Cue words/phrases가 귀에 들리기 시작하면서 어느 부분이 강조인지, 원인/결과인지, 구체적 예시인지를 파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노트테이킹 분량은 반 이하로 줄었고 점점 중요하고 문제에 나올만한 내용들만을 노트테이킹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L/C는 토픽 별 전문 용어들을 아는 것이 매우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R/C는 지문을 통해서 눈으로 직접 철자를 확인할 수 있지만 L/C는 듣기에만 의존하기 때문에 생소한 개념어가 나올 시 초반 부분에서 당황하면서 중요 내용을 놓칠 위험이 많습니다. 토플 L/C 정규책 뒤쪽에 있는 토픽별 단어, 그리고 초록 VOCA 책의 부록에 있는 토픽 별 중요 단어들을 외우면 lecture 시작 부분에서 화자가 무엇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당황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Lecture에서 매우 어렵거나 생소한 개념어가 나오지는 않기 때문에 위에서 언급한 책 두권에 수록되어 있는 토픽별 빈출어휘만 외워가셔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SPK
Speaking에 관해서 많은 분들이 '내용이 중요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speaking 선생님들의 얘기를 종합해보면 내용적인 면은 writing section에서 평가가 되기 때문에 억양, 발음, 속도가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속도는 무조건 빠른 것이 좋은 것이 아니라 빨라지거나 느려지지 않고 '적당한' 속도로 계속 말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개인마다 말하는 속도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본인만의 적절한 속도를 찾으셔서 그 속도로 일정하게 연습하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예컨대 Template에 있는 부분만 매우 빠르게 말했다가 내용적인 부분을 느리게 말한다면 점수가 잘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저는 2,3,4번 문제들과 같이 대화나 강의를 듣고 말하는 문제들은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1번 문제에 한해서만 template을 외워서 적용했습니다. 1번 문제에서 특히 template이 중요한 이유는 준비시간 15초 동안 사실상 준비가 잘 안되기 때문입니다. 15초라는 짧은 시간이 지나면 어쨌든 말을 시작해야 하는데 이때 template이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구체적인 예시나 이유를 굳이 제시하지 않고 template에 있는 것대로 말을 이어나가도 충분히 좋은 점수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실제로 저는 1번 문제에서 이유가 딱히 생각나지 않았기 때문에 이유와 구체적 예시는 한가지만 제시했고 남은 시간은 모두 template에 있는 내용을 말하거나 약간 paraphrase에서 반복했습니다.
Speaking을 연습하실 때는 하루에 30분 정도가 적당한 것 같습니다. 하루에 매일매일 독립형 5~10개 정도 스스로 연습을 해보고 2,3,4번 유형 문제들은 하나 정도씩만 풀어보아도 충분한 것 같습니다. 10개 독립형 문제들을 한달간 연습하면 300개를 연습할 수 있으니 절대 적은 양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본인이 연습한 것을 녹음하고 그 녹음된 것을 들어보면서 억양, 발음이 어색한 부분을 고치는 것도 중요합니다. 저는 제가 약하다고 생각하는 발음이 있었던 경우에는 사전 어플을 켜서 해당 단어를 발음해 보고 사전이 인식할 수 있는지 없는지 확인했습니다.
* WRT
사실 WRT은 점수가 가장 낮게 나온 영역인데다가 가장 준비를 하지 않은 영역이기 때문에 딱히 드릴 말씀은 없습니다. Template도 아예 외워가지 않았기 때문에 그저 손에 잡히는 대로 써내려갔습니다. 시험을 본 후에는 나름 괜찮게 봤다고 생각했는데 점수가 높지 않은 것을 보면 확실히 template과 연습이 많이 필요한 영역 같습니다. 송원 선생님이 항상 강조하시는 세 가지가 긴밀함, 차별성, 구체화입니다. A와 B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질문이 있을 시 A를 선택한다면 A만의 고유한 장점이 부각되게, 즉 차별적으로 잘 쓰셔야 합니다. 예컨대 운동과 음악 감상 중 무엇을 택할 것이나라는 주제에서 운동을 선택한 다음에 '스트레스가 해소된다'고 쓰시면 Off-topic이 뜰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냐하면 음악 감상 역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활동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운동을 선택했다면 '혈압을 낮춘다', '근육을 만든다', '비만 등 성인병을 예방한다'와 같이 차별적인 이유들을 제시한 후 구체화시켜야 합니다.
또한 Template을 막연하게 적용하면 주제와 다소 상관없는, 개연성 없는 글이 나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주제에 따라서 template을 약간 씩 수정, 보완해야 합니다, 막연하게 template대로 썼다가 off-topic이 나서 10점 중후반대의 점수를 받는 분들이 종종 계시기 때문입니다.
제가 2개월 동안 토플을 공부해오면서 느꼈던 점들과 나름 팁이라고 여기는 것들을 생각나는 대로 한 번 적어보았습니다. 보편적인 공부 방법이라기보다는 개인적인 공부 팁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참고 삼아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여러분 모두 토플에서 원하시는 성적 거두시기를 바랍니다.